[사설]

10여년전 충북에서는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서민들을 괴롭히는 주폭(酒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됐다. 이후 몇년이 지나지 않아 전국적으로 같은 단속이 벌어졌으며, 그렇게 얻어진 성과는 보통 사람들의 생활 터전인 동네를 무대로 폭력, 폭언과 행패를 일삼는 폭력배들에 대한 단죄로 이어졌다. 얼마전 서민들의 안전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된 '동네조폭'이 바로 그들이다. 충북에서만 최근 2년반새 잡힌 동네조폭이 250명을 넘어 1년에 100명 가량이 동네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서민들을 괴롭히다 체포된 것이다.

동네조폭은 충북만의 일이 아니다. 같은 기간 경남에서는 1천100명을 잡았으며, 충북과 인구수가 비슷한 강원도에서는 지난해말 두달간의 특별단속에서 400명이 넘는 동네조폭이 검거됐다. 이들은 주로 동네 음식점과 가게 등에서 무전취식, 폭력, 협박, 재물손괴 등의 행패를 부리다 철창신세를 졌다. 대부분 큰 피해가 아니거나 뒤탈이 걱정돼 경찰 신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때론 신고를 이유로 보복 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들로서는 거듭 당하면서도 속만 끓이는 등 골칫거리여서 공권력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것은 생활 치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들 범죄의 특징을 보면 첫째, 이들은 우리생활 주변 가까이에 있다. 우리의 가족와 이웃들이 함께 거주하고 지내는 공간속 그 어딘가에 이들도 존재하면서 악행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든 이들과 마주칠 수 있으며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도 인적이 뜸한 시간대에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동네 뒷골목이나 경로당 등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생활속에 잠재된 범죄요인인 셈이다.

둘째, 피해자들이 대부분 노인, 여성, 영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라는 점이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나 작은 골목식당 등 어렵고 힘든 환경에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못된 짓을 일삼다보니 메마른 사회 분위기를 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피해자들의 이같은 처지 때문에 이들의 행위는 단순 행패가 아닌 패악질로 상처를 주고,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 커지는 것이다. 셋째, 더구나 이들 거의 모두가 주취자들로 상습범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과 10범 이상을 찾기가 더 쉬울 정도로 이들의 범죄는 비슷한 양태로 반복된다. 이는 이들에 대한 법의 처벌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제 동네조폭에 대한 경찰들의 대처도 달라져야 한다. 체계적인 관리와 효과적인 사후대책이 필요하며 상습범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반복적인 처벌이 무의미한 경우에는 처벌 방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이들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최근의 경기악화와 이에따른 실직자 증가 등 동네조폭이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회적 불안이 생활안전의 위협으로 이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동네조폭을 척결하는 것이 생활치안을 지키는 첫걸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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