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해라.’

공황장애란 이유도 없이 불안이 갑자기 밀려오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공포증세를 보이는 질환이다.

발작은 대개 10분 이내에 급속히 심해졌다가 서서히 혹은 갑자기 없어지며 길어야 1시간을 넘지 않는다. 공황발작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발작이 없는 중간시기에는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이 생기게 된다. 이어서 죽을병이 아닌가하고 걱정하는 건강 염려증이 생기고 발작이 일어났던 때와 유사한 장소나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행동을 나타낸다.

혹은 외출을 피하고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거나 외출할 때는 누구와 꼭 동행하려는 등 광장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 적절한 불안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과도한 불안은 온몸의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슴 두근거림, 장운동 저하로 인한 위장관계 증상, 말초 혈관 수축으로 인해 손발이 차고 저리며 목근육이 수축되어 두통이 생기고 뇌로 가는 혈액이 증가해 어지럽고 긴장이 풀리지 않아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불안과 긴장이 지속되는 경우에 가능한 신체의 변화를 생각해 본 것이지만 실재로 불안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만성적으로 지속된 경우 많은 환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 또 이런 신체적인 증상 때문에 정신과적인 질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증상에 맞추어 내과나 정형외과 등을 전전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황장애의 여자에서 2-3배정도 많은데 유병율은 3-6%에 달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주로 25세를 전후한 청년기에 흔히 발병하는데 원인으로는 유전적 원인,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자율신경계의 과각성 상태 등이 있다.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신체질환으로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갈색세포종, 저혈당증, 약물중독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공황장애로 정신과 외래를 찾게 되는 경우, 이미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자세한 검사를 해보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듣고는 더욱 초조해진 상황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적인 질환으로 인해 오는 것이 아닌지 먼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일단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환자는 극적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증상이 좋아진 후라도 재발의 방지를 위해서는 1년 정도는 약물을 계속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상담과 인지행동 치료를 통해 환자는 공황발작이 생기면서 오게되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을 극복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불안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평상시 근육이완이나 복식호흡을 통해 스스로 불안감을 조절하고 안정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청주의료원 신경정신과장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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