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예술로, 행복 넘치는 충북만들기 지원"

충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충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문학평론, 예술철학, 예술미학을 전공한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충북대 교수). 김 대표는 1980년대 중반 '분단시대'라는 문학운동을 통해 사회를 바꿔보자는 취지로 예술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 민예총을 만들어 예술활동을 시작했고, 서울이 아닌 지역이 예술로 새로 태어나자는 운동을 문학과 예술로 실시한지 30년이 넘었다. 이후 2005년부터 충북문화재단의 설립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고, 예술문화로 지역을 변혁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길이라는 사명감으로 생활해 왔다. 충북의 문화예술을 바꿔보려 노력한 30여년의 애정으로 재단 대표를 맡은 김 대표. 그는 매주 유격 훈련처럼 험한 산행을 1주일에 1번은 하면서 산과의 대결을 떠나 자기와의 대결로 정신과 신체의 건강을 다지고 있다. 또 와인을 즐겨마시는 김 대표는 이성과 감성의 적절한 조화로 충북예술이 어떻게 하면 더 풍부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다음주 토요일 취임 100일에 앞서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Q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은 지 100일이 다 됐다. 대표이사로서의 취임 소감과 각오는?

제가 1월 4일 취임할 때, 충북문화헌장을 다음 대목에 인용했다. "예로부터 온유하면서도 강직했던 충북인들은 유달리 문화와 예술을 사랑해 중원문화를 꽃피웠다." 이것이 취임 소감이고 각오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충북문화의 모란(牡丹)과 충북예술의 목련(木蓮)이 꽃필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능력도 부족하고 덕망도 모자란 사람이 대표이사를 맡게 돼서 송구하기만 하다. 그러나 책무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해 충북과 충북인 그리고 충북의 문화예술을 위해 노력하겠다. 낮은 자세로 문화예술인들을 섬기면서 주어진 직분을 다하고자 한다.
 

 

Q 충북문화예술이 더 풍부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문화와 예술은 경제와 산업을 토대로 하는 상부구조다. 그래서 경제산업을 토대로 문화예술이 풍부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화와 예술의 세기인 21세기에 들어서 문화예술이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고 경제산업을 일으키는 동력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그런 점에서 순수예술, 기초예술을 증진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고, 그 다음 공연장과 전시공간 등 문화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지개다리'와 같이 문화다양성을 통해 다양한 생각, 다양한 감성, 다양한 민족예술, 다양한 예술행위를 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 어느 것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두 필요하고 중요하니까 말이다.
 

 

Q 앞으로 충북문화재단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오랫동안 제가 제안했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충북을 지역국가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작지만 번영되고, 다양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국가로 설정한다면 우리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물론 충북은 국민국가인 대한민국의 지방이다. 자치단체인 충북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 그런데 현재 수도권 중심이 너무나 심화돼서 다른 지역은 내부식민지(inner colony)로 전락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이 갈 길은 계층화된 구조를 넘어서 독자적인 운명공동체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자치가 살아있는 충북을 넘어서서 독립된 지역국가개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문화예술이 방향을 설정하고 감성을 일깨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충북의 미래를 문화예술의 정신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Q 올해 재단의 구체적인 역점 사업은 뭐가 있나?

재단에서 시행하는 모든 사업이 다 중요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역점 사업이라면, 재단의 중요 정책이나 방향이 될텐데, 그것은 순수예술과 기초예술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그것은 현재 예술가들이 처한 상황이 무척 어렵기 때문에, 순수와 기초 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예술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당면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특정해 한 두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2030 충북문화비전연구를 할 예정이다. 향후 충북의 문화와 예술이 어떤 전망을 가지고 실행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사업이다. 그 다음, 올해 처음 실시된 유아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유아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충북신생예술단체 지원사업'을 해 새롭게 예술활동을 하는 단체가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언하는 사업도 주목할만 하다. 그리고 2019 국제무예액션연화제를 청주와 충주에서 개최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무예액션영화제는 처음이기 때문에 영화예술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헬로 아트랩', '인생나눔교실' 등 충청권 주관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을 잘 수행하고 싶다.
 

 

Q 충북문화재단의 큰 그림을 그린다면?

제가 취임할 때, 시인 왕지환(王之煥)의 '등관작루'를 낭송했다.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해는 서산에 지고, /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황하는 바다로 흐른다. /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 천리 멀리 보고 싶어, / 更上一層樓(갱상일층루) 다시 한 층 더 오른다.' 이 시에 담긴 뜻은 불가능한 일을 멋있게 약속하기보다 단 한 걸음만 더 올라가자는 소박한 다짐이었다. 분에 넘치는 목표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이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충북 예술의 과거를 토대로,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희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토대 위에서 충북예술의 세계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순수기초예술과 생활예술의 균형을 기하면서, 도민들이 예술로 행복하도록 노력하겠다.
 

 

Q 예술인들의 지원 기관으로서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맞다. 충북문화재단은 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기관이면서 충북도민들의 문화예술향수권을 누리도록 시행하는 기관이다. 문화재단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원활한 예술활동을 위해 어느 정도라도 지원을 해 드려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특히 '이나라시스템'에서 보듯이, 예술인들께서 서류작성이나 정산에 어려움을 말씀하셔서 간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주어진 여건에서,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충북의 예술이 빛나도록 할 예정이다.
 

 

Q 충북의 북부, 중부, 남부의 문화 균형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더 활성화 할 방법이 있나?

지난 3월 19, 20, 21일 3일 간 충북의 북부지역, 남부지역, 중부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모시고 많은 말씀을 들었다. 이구동성으로 청주 편중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분들 말씀은 청주예술가들이 서울예술가들과 경쟁을 하면 불리한 것처럼 옥천이나 제천의 예술가들이 청주예술가들과 경쟁을 하면 불리하므로, 지역균형의 차원에서 지역예술을 살리는 방향을 주문하셨다. 맞는 말씀이므로 최대한 충북 안에서 문화예술적 지역균형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
 

 

Q 핸드폰을 안가지고 다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저 나름대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현대인들이 과학기술과 자본에 갇히고,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핸드폰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핸드폰을 갖지 않으면 과학과 자본, 시간에서 자유롭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근대의 자유인이 되고 싶어 핸드폰을 갖지 않는 것인데 주변인들에게 죄송한 일이다. 업무는 이메일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 혹자는 산에 갔다가 혹시 다리라도 부러져서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도 하는데 그렇다면 저는 별을 보며 죽어갈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도민들에게 하실 말씀은?

예술인실태조사 등 여러 지표로 나타난 충북의 문화예술은 상당히 열악하다. 예술가, 예술단체, 문화예술시설, 문화예술정책, 문화예술예산 등에서 모두 부족하고 열악해서 전국 대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 현실임을 자각하고, 행복한 충북이 되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저희 충북문화재단은 충북도민들께서 예술로 행복하고, 생활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생활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 충북의 모든 분들께서도 문화예술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충북문화재단은 충청북도의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이시종 충청북도지사께서 설정한 문화예술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고 강형기, 김경식 두 분 전임 대표께서 가꾸어온 틀을 잘 살리도록 하겠다. 물론 가능한대로 새롭고, 진취적이면서 역동적인 충북의 문화예술을 향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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