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지자체 정당공천제 폐지,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기초 지자체 정당공천제 폐지,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 정구철 기자
  • 승인 2019.04.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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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때가 되면 제기됐던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이 또 다시 원점이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는 1995년 첫 지방선거 때부터,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2006년 선거 때부터 각각 도입됐다.

이 제도는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 등을 명분으로 만들어졌지만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곧 바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기초단체장과 의원 출마자들은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중앙당 주요 인사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줄을 대다 보니 결국 지방정치의 중앙정치권 예속화를 가져왔다.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 간의 관계도 비정상적이다.

집행부의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자치단체장과 같은 정당 소속인 의원들은 무조건적으로 찬성하고 다른 정당 소속 의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서는 꼴사나운 모습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이 제기돼왔다.

2007년에는 법무부가 당시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해 정당공천 배제 등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논란만 키운 채 결국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무산됐다.

대선이 치러진 2012년에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정치개혁을 위해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듬해에는 중앙경실련과 30여 개 지역경실련이 연대해 구성한 '경실련 전국분권운동본부'가 나서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우며 전국적인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한 기초단체장·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정당공천제는 후보 난립을 차단하고 유능한 지역인재에게 정치기회를 보장해 중앙당과 일관성있는 정책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등 장점도 있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이 기초단체장과 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충주시의회의 경우, 지난달 21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태양광발전시설 주택밀집지 이격거리를, 300m에서 200m로 완화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례개정안은 조례가 제정된지 불과 석달도 안됐지만 시의회에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조길형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조 시장이 예상대로 재의를 요구할 경우, 시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재의결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조례개정안을 재의결하려면 전체의원 열아홉명 가운데 열세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전체 의원 19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2명, 자유한국당이 7명이다 보니 조 시장과 같은 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재의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단편적인 모습이지만, 어떤 결정사항을 놓고 숫자놀음만 하게 되는 이같은 상황이 정당공천제의 부작용이다.

사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나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하기보다는 그저 소속 정당의 결정에만 따르도록 하는 것이 현재의 정당공천제다.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이나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을 위해 주민들 스스로 뽑은 선출직이다.

주민들을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제도라면 없애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 정치권의 유불리를 떠나 정당공천제 폐지를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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