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복무 특전 거부 사병 입대 한때 목회자 길 생각도
"공정한 풍토 자리매김·남북 문화교류 튼튼히 이어갈 것"

박양우 문체부장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3일 취임한 박양우(6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이색 경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장관은 1979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문화체육부를 거치며 줄곧 문화관료의 길을 걸어온 정통파지만 한때는 목사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단다.

군 입대도 특이하다. 당시 편한 길만 가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고시 합격생이 누리던 장교 복무 특전을 거부하고 사병으로 입대했다. 군대만은 졸병으로 끝마치고 싶어 경비교도대 2기로 입대해 김천감호소와 청송감호소, 성동구치소에서 근무했다.

박 장관은 "사병으로 입대한 덕에 '긴장과 엄격한 규율'을 배웠고 모두가 열외를 희망했던 새벽 보초를 자임해 군 생활 3년간 빠짐없이 새벽 3시반부터 5시까지 보초를 섰다"며 "생각해보면 극적인 요소가 없는 인생인데 그나마 군 시절이 다이나믹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박 장관은 초등학교 시절 핸드볼 선수로 활약했다. 고교 시절에는 100m달리기를 11초대에 주파했으며 공직 시절에는 문화관광부 직장야구단 구단주를 맡기도 했던 '스포츠 마니아'다.

박 장관은 원래 사법고시를 염두에 두고 법학과를 선택했지만, 법학은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2학년 때 행정학과로 전과하면서 행정고시로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1979년 11월 행정고시에 합격한 박 장관은 당시 공직에 강한 회의를 느꼈다고 했다. 1980년 신군부의 집권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장관은 고시반 선배, 동기들과 함께 휴전선 부근의 기도원에 들어가 깊은 사색을 하며 공직에 입문하지 않고 목사의 길을 걷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민을 상담한 목사님이 "하나님께서 고시와 공직의 소임을 맡긴 것은 그만한 뜻이 있을 것이다. 목회자보다 사회에서 더 많은 일을 하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거역하지 마라"고 설득하자 목회자의 뜻을 접었다고 한다.

온화한 성품과 원만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알려진 박 장관은 영국에서 예술경영을 유학한 1세대로 공직에 있을 때부터 뛰어난 정책 기획력과 전문성, 소통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8년 3월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해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중앙대학교 부총장,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모두발언에서 "문화계의 공정한 풍토가 자리 잡도록 하고, 문화예술인들이 안심하고 창작하는 환경을 만들고 기초예술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 더불어 문화경제의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방한 외래 관광객 2천만 명 시대를 목표로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남북 문화교류를 더욱 튼튼히 이어가고, 무엇보다 투명하고 열린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문화행정을 펴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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