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매일
  • 승인 2019.04.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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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세월은 화살과 같다더니 어느새 고희를 지나고 나니 얼굴에 성성해 오는 주름과 양미간의 내 천(川)자가 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피부과를 찾았다.

병원은 만원이었다. 안내양은 상담실로 안내를 한 뒤 내 얼굴을 바라보며 견적을 뽑더니 말문을 연다. 거두절미하고 난 양미간의 주름만 없애 달라고 주문을 했다. 상담사는 골이 너무 깊어져서 리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방법이든 양미간의 찌그러진 주름만 펴 달라고 했다.

마취 연고를 바르기 위해 대기실에 갔더니 모두가 새파란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마취 연고를 콧등에 바르고 앉아 있었다.

난 피부관리사였다. 젊었을 적 내 직장의 관리실을 연상시켰다. 마사지 숍 고객들은 예뻐지고 싶어서 오는 손님들이다. 특히 코를 예쁘게 해달라는 이들이 많았다.

사람은 태어날 때 뱃숨을 쉰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느꼈을 테지만 신생아를 보면 숨을 쉴 때마다 배꼽이 장단을 맞춘다. 유아기엔 뱃숨을 쉬고 젊어서는 가슴으로 숨을 쉬고 늙어서는 목으로 숨을 쉬다 간다고 한다.

코가 붉고 땀구멍이 커지면서 피지 분비가 많으면 대장이나 폐의 열증으로 볼 수 있다. 신장에 의해 관리되는 코 속의 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 및 온도조절을 해준다. 먼지 같은 오염 물질을 폐 속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역할을 하니 코털은 깍거나 뽑지 않는 것이 좋다.

코가 약해지면 후각 신경이 둔해져 냄새를 잘못 맡게 된다. 후각에 이상이 오면 맛을 감지하는 미각, 색을 분별하는 시각,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까지 약해진단다.

얼굴의 오관은 모두 연관 관계로 이어지기 때문에 코는 물론 코 속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코는 경락 마사지로 얼마든지 예쁘게 만들 수 있다. 낮은 코, 밋밋한 코 ,두리 뭉실 한 코 ,펑퍼짐한 코, 너무 두꺼운 코, 매부리 코, 휘여진코, 콧망울이 어색한 코, 들창 코 등 미용적으로 부조화를 이룬 코가 많다. 콧망울을 만져보면 너무 말랑말랑하여 탄력이 없는 코라든지, 탄력은 있으나 너무 단단하여 윗입술까지 올라 간 듯 보이는 코도 있다. 코의 부조화는 얼굴 전체를 어색하게도 하지만 연관된 호흡기능에 허실을 만든다. 얼굴 피부를 건조하게 하며 얼굴의 오관 모두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코의 마사지 방법도 다양하다. 내장의 거울인 얼굴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혈을 문지르고, 눌러주고, 두두리고, 지압을 하여 혈색을 곱게 하고 휘여진 콧날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노력해 볼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꾸준한 자연 요법으로 건강을 지키는 비법은 인내 없이는 어려웠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피부과 대기실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의학이 놀랍게 발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취연고를 바른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들어갔다 나오기면 하면 오똑한 예쁜 코가 되어 나왔다. 요즈음 늙지 않고 젊게 사는 이유와 미운코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방법이 여기에 있음을 수수께끼를 풀 듯 알아 낼 수 있었다.

처치실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주사 3대를 맞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목욕탕 거울 앞에 섰다.

양미간의 주름이 온데 간대 없이 사라져 있었다. 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세상은 참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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