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인사가 만사다'. 인사가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만고에 진리다. 세종의 인사 철학이 '유용지재(有用之才)'였다고 한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인재의 역량을 알아보는 안목이 지도자의 몫이다. 또한 인재의 역량을 육성하는 것도 지도자의 책무다.

춘추전국시대의 최고 감정사 '백락(伯樂)'의 일화가 있다. '백락일고(伯樂一顧)'의 가르침은 '지도자가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의 중요성'에 관한 것이다. 천하의 명마가 소금마차를 끌어서야 되겠느냐는 말이다. 다시 말해 지도자는 백락과 같이 명마를 알아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청주시는 지난 2일 서기관(4급) 1명·사무관(5급) 24명 등 25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시 공직사회는 승진자 면면에 대한 이견으로 시끌시끌하다. 이번에 환경관리본부장(서기관)으로 승진한 60년생 장상두 상생협력담당관은 오는 12월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그는 청주고 선배인 한범덕 청주시장이 민선 7기 시장으로 들어서면서 지난해 8월 상생협력담당관으로 전보된 이후 승진서열에 관계없이 '묻지마'식 파격 승진이 기정사실화돼 관련 공무원들의 보이지 않은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환경본부장 자리는 업체와 주민들을 협의·설득하는 자리로 현재 매립장, 소각장 신·증설에 따른 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일부에서는 본부장직 수행을 우려하는 시각이 크다. 지난해 김수자 전 청주시립도서관장과 권오순 전 평생학습관장은 근평순위 상위권인데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본청에서 사업소로 내려보내 이번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시장과 청주고 동문인 62년생 시설직 A팀장은 직렬 승진 1순위를 제치고 승진자 이름에 올랐다. 청주시는 한범덕 시장을 비롯해 김항섭 부시장, 방현철 소통보좌관, 서흥원 행정지원과장(인사과장), 이상원 회계과장, 이원옥 예산과장 등의 주요 부서장이 모두 청주고 출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원구청장, 청원구청장 등 올해 상반기 공로연수에 따른 서기관 승진 인사가 오는 6월 단행될 예정이다. 후보자들 가운데 음주운전 등 징계전력자도 포함돼 있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청주시는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3년 연속 4등급에 그쳤다. 지난 2월 기간제 여성 직원을 1년 넘게 상습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은 공무원이 6급에서 7급으로 강등이 결정됐다. 또 상습 음주운전과 향응수수, 몰래카메라 촬영, 채용비리 등으로 지난해 15명이 정직이상 중징계를 받았고, 파면이나 해임공무원만 6명에 달했다. 청주시가 지난 1일 내놓은 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에 공직비리 척결과 관련한 세부실천 사항 40개 과제가 들어가 있지만 내부 직원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공직기강대책 등과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세상에 사람 쓰는 일 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고 한다. 사람을 잘못 쓰면 작게는 사회, 크게는 나라의 운명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도 없이 반복되는 인사참사(?)는 무엇 때문일까? '올바른 안목'은 '인복(人福)'을 가져온다고 한다. 사람 인(人) 자는 둘이 서로 '협업(協業)'하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혼자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협업은 인복이 있어야 하지만 인복은 자신이 먼저 덕을 쌓고 인격이 수양됐을 때 찾아오고 '인덕(人德)'이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한번 정확한 원칙을 세워 시 공복들이 '승진'이라는 '희망'을 꿈꾸게 할 수 있는 인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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