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오전 8~10시 3시간 마라톤식 참여
온라인시대·간소화 추세속 "비효율" 지적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오전에 회의를 1시간 반씩 하고 나오면 하루의 에너지를 다 쏟은 기분이라 진이 빠집니다."

"아침회의가 유일하게 없는 수요일이 제일 행복합니다."

 충북도 간부공무원들이 '주4일 아침회의'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간부진의 경우 3시간 마라톤회의를 감내하고 있다.

충북도 간부회의는 평일중 수요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오전 8시30분부터 1시간 가량 모두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주재로 진행된다. 이 회의에 앞서 오전 8시 과장급과 부서회의, 오전 8시15분 행정부지사 및 정무부지사와 회의 등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간부공무원들의 회의 참여시간은 최소 1시간30분에 달한다.

특히, 핵심간부인 정무부지사, 행정부지사, 기획관리실장, 재난안전실장, 경제통상국장, 행정국장, 공보관 등은 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30분간 더 회의를 가져 오전 8~10시 3시간동안 마라톤식 회의를 주4일동안 꼬박 하는 셈이다.

월요일에는 실·국장, 출자·출연기관 단체장 등 40여명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가 열리고,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실·국장이 참여하는 '현안회의', 금요일에는 실·국장이 참여하는 '주요 간부회의'가 이어진다. 이들 회의 모두 지사가 직접 주재하다 보니 회의에 대한 중압감이 더 큰 편이다.

주4일 회의에 참석한다는 한 간부는 "지사 입장에서는 오프라인회의가 업무 장악력을 높일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간부들 입장에서는 매일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점에서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면보고를 받아도 될 사안을 다 구두보고로 하니까 회의시간이 과한 경향이 있다"며 "간부들의 스케쥴도 고려해 회의시간을 1시간 이내로 예측가능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다른 간부는 "현안을 같이 공유하고 같이 논의하는 것은 좋은데, 회의를 간소화하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오프라인)회의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는 느낌"이라고 평했고, 또다른 간부공무원도 "회의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접이의자에 앉아 회의에 참석하고 나면 벌을 받은 기분이 든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또다른 간부는 "지사님이 현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라 회의방식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시대, 회의 간소화, 페이퍼 줄이기 등의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앙부처, 기업 등은 오프라인회의를 줄이고 종이없는 회의, 스탠딩회의, 대화방식 회의 등을 확대하는 추세다.

가까운 지자체와 비교해도 충북도가 간부회의 횟수와 시간, 지사 직접 주재가 많은 편이다.

충남도의 경우 정례회의는 매주 월요일 '주간업무'(지사 주재), 매주 목요일 '목요 티타임'(부지사 주재, 관련 실·국장만 참석)뿐이고, 대전시는 확대간부회의는 월 1회 갖고, 매주 월요일에는 시장 주재 '주간업무', 매주 목요일과 수요일에는 각 행정부시장·기획조정실장 주재 '간부회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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