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날엔 한번 쯤 조상님 산소를 돌아보자
한식날엔 한번 쯤 조상님 산소를 돌아보자
  • 중부매일
  • 승인 2019.04.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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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4월 5,6일은 청명과 한식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4월 5일이 식목일인 것은 잘 알지만 4월 5일이 청명이고 6일이 한식인 것은 그리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청명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인데 옛 농경사회에서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 시기로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절기이다.

한식은 청명일과 같거나 앞뒤에 있게 되는데 한문으로 찬음식(寒食)을 먹는 날이라는 의미이며 지금은 그 중요성을 많이 상실했지만 우리나라의 명절 중 설날, 추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에 들어갔던 아주 중요한 명절이었다.

한식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에 개자추는 충신이 있었는데 그의 주공 중이가 망명생활을 하던 어려운 시절에서 온 몸을 바쳐 충성하고 헌신하였다.

중이는 마침내 시련을 극복하고 진 문공으로 즉위했지만, 개자추에게는 아무런 벼슬을 내리지 않았다. 분개한 개자추는 면산이라는 깊은 산으로 은둔했고, 뒤늦게 이를 깨달은 진 문공이 개자추를 등용하려 했지만, 그는 세상에 나오기를 거부했다.

진 문공은 개자추를 나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으나, 개자추는 끝내 뜻을 굽히지 않고 타죽고 말았다.

그래서 개자추를 기리기 위해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 음식만을 먹는 한식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고대의 개화의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모든 사물은 생명을 가지며, 생명이란 오래되면 자연적으로 소멸하기 때문에 주기적 갱생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불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오래된 불은 생명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오래 사용한 불을 끄고 새로 불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개화 의례를 주기적으로 거행하였는데 이런 뜻에서 한식이란 구화의 소멸과 신화 점화까지의 불이 없는 시기를 말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전자는 재미있게 꾸며낸 이야기라면 후자는 좀 더 과학적이고 이치에 맞는 유래라고 생각되어진다.

여하튼 우리 조상들은 한식날 많은 사람들이 산소에 찾아가 성묘를 했는데, 그 성묘객이 추석 다음으로 많기 때문에 교외로 향하는 길에 인적이 끊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 손 없는 날 또는 귀신이 꼼짝 않는 날로 여겨 산소에 손을 대도 탈이 없는 날이라고 하여 산소에 개사초(잔디를 새로 입힘)를 하거나 비석 또는 상석을 세우고 이장을 하기도 한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나도 공주 각지에 흩어져있었던 조상님들 산소를 한 곳에 모을 때 주로 한식날을 이용하였다.

2006년 까지만 해도 식목일이 휴일이었고 그 때를 전후하여 사초를 하면 잔디도 잘 살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식목일이 휴일도 아니고 한식날도 일요일이 아닐 때가 많지만 나는 해마다 연간계획을 세울 때 한식날이 들은 주말에는 '산소 관리'라고 빨간 글씨로 표시한 후에 꼭 한 번씩 조상님들 산소에 들린다. 겨우내 떼가 잘 살았나? 겨울 동안 멧돼지가 와서 산소를 파놓지 않았는가? 등을 살펴보고 오곤 하였다.

나의 평소 지론이 '부모님 잘 모시고 효도하는 집안치고 잘못되는 집이 없고, 조상님 잘 받들어서 가문이 불행해지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다.

올 한식을 맞아 조상님 산소라도 한번 둘러보고 산천경개에 나가 맑은 바람을 쏘이면서 활기찬 새봄을 시작해 보심이 어떠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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