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쇄박물관 16일까지… 와전된 기록 바로 잡는 기회 마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인 예관 신규식 선생에 대한 특별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예관편찬위원회의 주관으로 9일 개막해 오는 16일까지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신 선생은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터전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선각자로 큰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생의 위대한 일생과 고귀한 정신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규 예관편찬위원회 대표는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도 새롭게 밝혀지기도 하고 그 동안 널리 알려져 왔던 사실들이 와전되거나 부풀어진 부분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예관 신규식 선생은 국권침탈 후 국제적인 혁명의 도시 상하이에서 정착하면서 독립운동의 터전을 마련했다. 교민들을 조직해 동제사를 출범하고 중국인 동지들을 규합해 신아동제사의 활동을 펼쳐나가면서 중국 혁명 세력의 지원을 받아 조국 광복의 혁명을 도모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교육구국의 기치 아래 망명 청년들을 위해 박달학원을 설립했고, 예관의 인맥을 통해 중국의 각급 학교에 진학하게 했으며 구미의 유학을 알선해 인재 양성에 앞장섰다.

박 대표는 "이제까지 3·1운동은 33인이 주도해서 일으킨 것으로 이해돼 왔지만 이 운동의 주도적인 힘은 우리 민중의 각성 그 자체에서 비롯됐던 것"이라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에 예관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관 등이 주도해 1917년 7월 14일 발표한 '대동단결선언'은 최초의 독립선언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신규식은 1919년 2월에 상해에서 한국국민대회를 개최해서 의회를 구성한 후,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정부를 수립하자는 제안을 했다. 동제사 회원 정원택에게도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 서간도 북간도에서 독립운동에 호응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독립의군부가 조직 되고 조소앙이 기초한 독립선언서가 발표됐다. 장덕수도 신규식의 비밀지령을 받고 동경 유학생 선동의 용무를 띠고 일본에 밀파됐으며 결과적으로 2·8독립선언이 발표돼 국내 3·1운동의 전주곡이 됐다. 이 무렵 예관은 수십 통의 편지를 국내외에 보내 독립운동을 고무 선동 활동을 펼쳤다.

박 대표는 "3·1운동이 촉발되는 데는 예관의 이러한 노력이 큰 구실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찍이 오세창은 3·1운동은 예관이 점화 시켰다고 언급한 바 있으므로 그의 업적은 다시 조명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신규식은 1911년 12월 중순께 상해에 도착하고 바로 혁명파 인사들과 접촉해 중국동맹회에 가입하고 혁명에 참여하게 됐다"며 "대부분의 예관 전기나 백과사전 등의 소개에서는 10월 10일 무창기의에 참여하고 11월에는 혁명파 인사 진기미를 도와 혁명에 참가했고 심지어 한국인으로서 신해혁명에 참가한 유일한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록은 와전됐고 부풀어진 것으로 바로 잡아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예관 신규식의 짧은 일생이지만 거룩한 삶을 살고 가신 위업을 알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예관을 기리고 숭모할 수 있는 기념관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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