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박물관 청련관 앞에 설치된 금동풍탁 느린우체통
청주박물관 청련관 앞에 설치된 금동풍탁 느린우체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신영호)은 '빠름'을 강조하는 시대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기 위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느린 엽서 및 느린 우체통'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느린 엽서 작성을 희망하는 관람객은 '상설전시실'과 '관람권 받는 곳'에서 수령해 작성한 다음 박물관 내에 있는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된다.

느린 엽서는 일반 우편과는 달리 1년 후에 발송되는 것이 특징이다. 청주박물관은 1달 간격으로 엽서를 수거해 우체국에 넘겨 1년간 보관 후 수신자에 발송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물관의 '느린 우체통'은 일반 우체통 모습과 다르게 상설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는 소장품을 약 10배 확대해 우체통으로 제작했다. 제작된 우체통은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간행했던 '흥덕사(興德寺)'에서 출토된 '청동금고(興德寺銘靑銅金鼓)'와 충주 신니면 '숭선사(崇善寺)' 처마를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풍탁(金銅風鐸)' 모양으로 만들었다. 

엽서는 소장품과 박물관 건축물, 풍경 사진 등 4종을 제작했다. 엽서에 우표가 부착돼 있어 관람객들은 무료로 보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모바일 메신저로 소식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려 한다"며 "1년의 기다림 끝에 받아볼 수 있는 엽서는 그 순간의 감정과 정성이 배로 더해지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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