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총리를 복수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2020년 총선에서 국민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사에서 "새로운 100년의 대장정을 개헌으로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임시의정원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입법기관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며 "3.1운동의 역사적 성과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부여했다. 임시의정원은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반석이며 기둥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이어 "임시의정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했다. 임시헌장에는 여성인권, 차별철폐, 평등과 자유, 국민의 의무와 선거권, 사형과 태형 폐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면서 "100년 전 당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선구적이며 독창적인 내용이다. 문명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29인의 통찰력과 혜안이 깃든 대한민국의 이정표"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 의장은 "개헌은 정치인의 소명이자 책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이뤄내야 할 개혁입법의 첫 번째는 개헌이다. 촛불 민심의 명령을 제도화로 마무리해야 하겠고 제20대 국회의 책무"라며 "현재 우리의 정치 시스템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승자독식 구조다. 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비정치적인 사고, 대결적인 사고가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더욱이 불평등과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위기뿐만 아니라 정치적 위기로도 다가오게 된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중산층이 감소할수록, 극단의 정치가 활개치고 선동가가 등장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며 "100년을 매듭지으며 패러다임 대전환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리는 현행 권력구조와 표심을 왜곡하는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선거가 거듭될수록 대결정치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그 폐해는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권력의 분산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총리를 복수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다음 정권에서 시작하는 개헌에 대한 일괄타결 방안을 논의하자"며 "제20대 국회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주리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끝으로 "우리는 민족사적으로 세계사적으로 대격변기의 한복판에 서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절실한 과제는 국민통합"이라며 "온 국민이 함께 영광스러운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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