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과 레슬링
씨름과 레슬링
  • 중부매일
  • 승인 2019.04.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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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문학]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천하장사 만만세!"

명절이면 흥겹게 TV씨름중계방송에서 흘러 나온 노래다. 씨름판위에서 장사 두 명이 땀을 흘리는 모습과 힘껏 움켜쥔 팔과 씨름꾼의 힘을 지탱하는 다리의 근육이 불끈거리는 모습은 방송 조명으로 더욱 빛이 난다.

씨름은 우리 민족의 고유스포츠이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무예다. 조선시대에는 유숙이 '대쾌도(大快圖)'를 그려 어려운 당시의 사회를 반영하듯 태평성대를 기원했고, 일제때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우리 스포츠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80년대에는 민속씨름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TV앞으로 모이게 했으며, 지금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세계인들에게 보호받는 전통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씨름에 대해 과거 중국문헌에는 '고려기(高麗技)' 또는 '요교'라고 했고, 우리 문헌에는 각저(角抵), 각희(角戱), 상박(相撲) 등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대와 힘을 겨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씨름은 전세계에 각기 다른 문화와 더불어 성장해 오고 있다. 지금부터 4500여년전에 발견된 수메르의 유물중 구리로 만든 제사용 그릇으로 추측되는 잔에는 씨름하는 두 남자의 모습이 있다. 바지를 말아 올려 샅바와같이 잡은 모습은 우리의 씨름과 거의 유사하다. 그리고 몽골의 부흐, 일본의 스모(相撲), 우즈벡키스탄의 크라쉬(Kurash), 스페인의 루차 카나리아(Lucha Canaria) 등은 익히 잘 알려진 씨름이다.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서양스포츠에서 씨름은 올림픽 레슬링(Wrestling)으로 발전했다. 올림픽 레슬링은 상체만을 이용해 힘과 기술을 겨루는 그레코로만(Greco-Roman)형과 신체의 상하체 어디든 공격할 수 있는 자유(Free)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한때 러시아의 삼보(SAMBO)가 올림픽레슬링의 한 유형으로 포함된 적도 있다. 올림픽레슬링주관단체인 세계레슬링연합(UWW)는 올림픽레슬링과 더불어 전통레슬링경기로 중앙아시아의 벨트레슬링, 그리스의 판크라티온(Pankration) 등을 포함해 활발한 국제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동서양 씨름의 공통점은 우리 씨름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온몸을 움직여 힘과 기술을 겨루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유도(柔道)나 주짓수(柔術) 역시 힘과 기술을 통해 상대를 넘어뜨려 승패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 기원은 씨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는 이러한 힘과 기술로 승패를 결정짓는 씨름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서는 우리나라의 씨름, 우즈벡키스탄의 크라쉬, 세계레슬링연합(UWW)의 전통레슬링인 벨트레슬링, 러시아의 삼보, 일본에서 시작되어 유럽에서 스포츠화에 성공한 주짓수, 일본의 유도 등과 같은 씨름형태의 경기를 종목으로 채택했다. 이러한 씨름은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무예이자 스포츠인 만큼 비슷한 점도 많지만, 해당지역의 환경과 문화에 따라 어떤 형태로 변화되었는지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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