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사촌형 "증빙 없는 1억 4천 어떻게…"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피해사실을 숨긴 채 수십년을 숨죽여 살아온 신씨부부 친·인척들이 잇따라 경찰서를 찾고 있다.

11일 마이크로닷 부친 신(62)씨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촬영하기위해 몰려든 취재진 사이로 80대 노인이 조심스럽게 경찰서로 향했다. 

자신의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 A(82)씨의 정체는 신씨의 사촌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경찰에 1억4천만원 상당의 피해사실을 호소했지만 증빙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경찰서를 나서며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니 한숨만 나온다. 죄송하다. 열심히 벌어서 나중에 갚겠다,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 한이 남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마이크로닷 모친 김(61)씨의 친언니가 자신의 큰오빠와 경찰서를 찾은데 이어 신씨의 사촌형제가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A씨와 함께 이날 경찰서를 찾은 B씨는 "내가 마이크로닷 언론플레이로 5억원을 요구한 것처럼 지목된 사람이다"며 "그간 신씨부부가 자기 가족들한테는 어느 정도 도리를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서 그는 "마닷과 산체스가 어느 정도 자란 후 집안의 큰 어른이라며 국내 들어올 때마다 인사를 왔다고 들었다. 신씨부부는 아이들 통해서도 사죄의 말 한마디 안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신씨 형제 중 피해를 본 사람이 3명인가 된다. 신씨의 작은형은 7천만원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고 평생 힘들게 살다가 돌아가셨다"며 "신씨부부 사기로 죽은 사람만 3명이 넘는다.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해 이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경찰관계자는 "어제까지 접수된 피해자 진술서 일체는 법원에 보내진 상태"라며 "신씨부부에 대한 출국정지 명령은 내려진 상태고 풀려난 김씨 역시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다시 체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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