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민기 청주동부소방서 소방행정과

부패와 비리, 적폐라는 단어들, 그리고 그것들에 '청산'이 붙은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하는 시대다. 우리 소방 역시 그 말들에 아주 예민해야 할 공직 집단이다. 부패와 비리를 멀리하고 청렴하다는 것. 그렇다면 청렴이란 무엇인가?

청렴하기 위해 부패(腐敗)와 비리(非理)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상, 의식의 타락'인 부패와 '도리가 아닌' 비리는 우리로부터 멀지 않다. 대가성 금품을 받거나 채용에 술수를 쓰는 것, 공금을 횡령하는 것만을 부패와 비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소방의 업무가 화재진압, 구조 등의 일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수많은 행정적 처리까지 포함한다. 그러한 업무에는 수많은 관행이 존재한다. 관행이라는 말은 대게 '불합리'라는 말과 함께 한다. 원칙과는 부합하지 못하지만 '여태까지 그렇게 잘 해왔으니' 그렇게 처리되는 일이나,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문제없던 일들은 계속 그렇게 이루어진다.

김민기 청주동부소방서 소방행정과
김민기 청주동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이것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관료사회의 문제점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거의 대부분 사회의 마지막 모습이 그러했다. 관행이 반복되고, 여태까지 그래왔으니 괜찮았던 것들이 누적되어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리는 역사였다. 관료의 안일한 태도가 '의식의 타락'이고, '도리가 아닌' 길이다. 우리는 늘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 나가는 작은 업무를 돌아봐야 한다. 만약 관행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을 수 있는 집단이 되어야 한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그것들의 예민해져야 하고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자.

우리는 늘 성찰하고 사고(思考)해야 한다. 청렴, 부패와 비리를 하지 않는 것은 구호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도리인 것과 도리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하고, 타락하지 않은 의식이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다'는 의미를 가진 청렴(淸廉) 역시 마찬가지이다.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이란 무엇인가 사고하지 않으면 구호는 어리석은 음절들에 불과하다. 안일하지 않은 태도, 그것이 우선되지 않으면 청렴한 관료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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