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고 육성 공론화해 매듭 짓자
명문고 육성 공론화해 매듭 짓자
  • 임정기 기자
  • 승인 2019.04.1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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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기 칼럼] 국장 겸 서울본부장

최근 헌법재판소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을 허용하면서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헌재 판결에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사고 등의 문제로 의견이 대립하는 등 도내 명문고 육성 정책을 놓고 갈등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역 우수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간 교육 불균형과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전국 모집 형태의 명문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지난 연말 충북교육청과 교육부에 △1안 전국 모집의 자사고 설립 △2안 자사고가 없는 충북 등에 한해 전국 모집의 자율학교 설립 △제한적 전국 모집의 학교 운영 등 세가지를 제안했다가 최근 1안은 접었다. 이 지사가 제시한 명문고란 도내 우수인재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우수인재를 도내로 유입할 수 있는 사회 통념상 전국모집의 고교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제안에 김병우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문고 정책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한국교원대 부설고를 오송으로 이전해 국립미래학교로 육성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 지사의 자사고 등 명문고 육성은 빠르게 변하는 4차산업 혁명시대 지역의 미래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충정으로 이해된다. 이에반해 김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공약인데다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교육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이다. 자사고나 영재고, 과학고 등의 육성 문제는 늘 교육의 수월성과 평등이 충돌한다. 이 지사는 교육평준화 못지 않게 수월성도 중시한다. 전교조 출신 김 교육감의 평소 교육철학과 신념으로 볼 때 어쩌면 자사고는 시대에 맞지 않는 옷이다.

충북을비롯,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자사고, 영재고,국제고 등 58곳이 운영 중이다. 시도별로 평균 4.1개교인 점을 감안할 때 충북이 느끼는 소외는 당연하다. 명문고 부재로인해 타지역으로 교육인재가 빠져나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도내 상위 3% 우수중학생의 경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99명이 타지역 명문고로 진학했다. 1979년 청주시를 필두로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이후 도내 상위권 우수학생들의 학력은 하락세를 걷고 있다. 충북은 지난 2014년 전국 11위에 이어 2015년엔 15위, 지난해에는 14위로 떨어졌다. 입시위주의 과열 교육풍토 개선과 학력격차 및 학생 간 위화감 해소 등을 앞세운 교육평준화는 되레 교육의 하향평준화, 학생의 학교선택권 제한, 획일화, 사립고의 자율성 제한 등을 노출했다. 사교육비는 되레 증가해 평준화 취지 역시 무색해졌다. 서울대,연·고대 등 SKY출신이 지역인재로 대변될 수는 없지만 보편적 인재로 평가 받기 위해 그 높은 벽을 담쟁이 처럼 오른다. 도 출신 명문대학 입학생도 해를 거듭할 수록 줄고있다.

지역출신 인사의 정부요직 발탁도 예외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파워 엘리트 60명 중 충북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앞서 단행된 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 인사에 그나마 청주출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용됐을 뿐이다. 정치·행정가인 이 지사가 인재육성에 올인하는 것은 미래 충북인재 양성이란 절박함이 깔려 있다. 김 교육감의 입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지사와 김 교육감 두 수장은 최근 만남을 통해 한발씩 양보 했지만 입장은 여전하다. 김 교육감은 한국교원대 부설고를 오송으로 이전해 국립미래학교로 육성하는 안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지사는 이에 분명하게 반대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자사고든, 교원대 부설고의 오송 이전 후 전국단위 모집을 통한 미래학교 육성안이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1조(입학전형의 지원)를 개정하지 않는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이 지사는 도백으로서 인재양성만이 충북의 미래라고 보고 지역에 화두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순수한 제안이 명문고 타령으로 비쳐질까 내심 우려도 있을 것이다. 이제 양 수장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이다. 절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양 수장이 지난연말 미래인재 육성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하고 명문고 육성을 협의하는 TF를 가동했다. 이참에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화두를 공론화해 도민들의 의견을 더 적극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정책을 펼쳐야 한다. 어차피 자사고를 법령 개정으로 폐지하지 않고 교육감 재지정평가에 맡긴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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