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을 시작하는 나이가 평균 4.9세라는 결과가 15일 발표됐다. 미취학 아동 10명 중 7명 이상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영어교육전문기관이 미취학,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6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취학 전 사교육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은 '사교육비에 지출하는 비용이 부담(79.6%)돼지만 내 자녀가 뒤쳐질까 봐 불안해서(45.8%) 시킨다'고 응답했다.

올해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사교육비가 충북을 비롯해 전국의 교육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6년 연속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충북은 초·중·고생의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 증가율이 전국 시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도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4천원이었고, 전년도 19만원보다 28.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증가율 7%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김병우 교육감은 통계청 발표에 대해 '복불복 통계'라며 조사의 의미와 가치를 폄훼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논란을 불렀다. 사실상 공신력을 가진 국가기관의 활동 결과물을 부정하는 것으로 읽히면서 여론의 질타도 받았다. 여기에 충북도교육청의 교육 혁신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김 교육감이 공교육 혁신모델로 내세운 행복씨앗학교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이 교육정책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사교육에 대한 통계발표가 나올 때마다 다양한 원인분석이 쏟아진다. 복잡한 입시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후학교가 비용은 저렴하지만 교육의 질면에서 사교육을 따라가지 못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등등. 공교육 내실화는 사교육을 경감할 수 있는 핵심적인 대책 중 하나다. 충북도교육청도 김 교육감의 다각적 원인분석과 대책마련 지시에 따라 사교육 경감 TF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에 놀란 정부도 매달 사교육 현장을 합동점검하고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자식을 잘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맹모 (孟母) 의 마음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 없다. '잘 가르치고자'하는 이유, 방법, 목적은 각기 다를지 모르지만 '자식을 위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은 같으리라는 생각이다. '스카이 캐슬'은 더 이상 드라마 속에만 있지 않다.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사교육을 시키는 나라,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공교육 현장에서 '사교육 잡는 하마'가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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