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주라이트월드 / 중부매일 DB
충주라이트월드 / 중부매일 DB

'세계 최대 빛 테마파크'라는 수식어로 포장돼 기대를 갖게했던 충주라이트월드가 불을 밝히기도 전에 빚더미에 몰리는 등 경영난과 함께 여러 문제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13일로 개장 1주년을 맞았지만 임대료 체납액만 3억원 이르고 한때 직원 인건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안스러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더구나 개장전 약속했던 충주시민 무료 입장은 선거법 저촉 논란만 일으켰다가 경영문제로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또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경매에 들어갔는가 하면 추가투자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는 등 좀처럼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충주라이트월드는 개장 당시부터 많은 우려속에 출발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문을 열었다는 의혹은 개장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충주시장 선거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불거져 법적 다툼을 거쳤으나 해소는 커녕 이를 둘러싼 의구심만 커졌다. 이같은 의혹과 운영상의 문제보다 심각한 것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연간 25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계획하는 등 충주관광 활성화의 핵심으로 주목과 기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헛물만 켰던 셈이다.

충주라이트월드는 주민들의 쉼터인 충주세계무술공원에 들어선 만큼,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부지사용료 등에 혜택을 준 만큼 시민들을 위한 시설과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 지역의 대표적 관광자원이자 휴식공간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흉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구나 라이트월드가 들어서기까지 공론화 과정도 없이 시의 일방적 결정에 의해 모든 절차가 이뤄졌다. 조길형 시장 본인이 선거당시 이 사업 유치를 치적으로 내세운 마당에 이제와 책임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민간인 진행하는 사업을 지자체가 어찌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검증없이 사업을 유치했다가 그에 따른 참담한 결과를 충주시와 시민들이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조 시장은 부실과 졸속투성이인 이 사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분명한 방침을 정한 뒤 라이트월드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앞으로의 전망도 녹록지 않은 만큼 선택의 여지는 없다. 실상을 감추고,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전면적인 수술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선거 겨냥' 논란은 이제 무의미하다. 다만 어두워진 충주라이트월드의 불을 다시 밝혀야 하는 과제를 시민들이 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충주라이트월드의 빛이 바래는 사이에 인근 제천시에서는 관광분야 민간사업 유치로 대박이 기대되고 있다. 청풍호 케이블카가 그 주인공인데 기존 모노레일과 연계한 상품으로 시너지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관광산업의 특성상 이용객이 늘어나면 민간사업자의 수익뿐만 아니라 지역에 떨어지는 효과도 상당하다. 최근까지 전국 곳곳에서 케이블카 열풍이 불었지만 제천의 경우 여건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런 만큼 경쟁력도 높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둠이 짙지만 충주라이트월드도 환한 빛을 밝힐 수 있는 날이, 방법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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