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생들이 전하는 '학종'의 진실
대학 입시생들이 전하는 '학종'의 진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4.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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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호진 단국대학교 치의예과 1학년

지난 2018년,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던 사건이 벌어졌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사건이 터지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학생부종합전형제도(학종)에 대한 불신이 정점을 찔렀다.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사립학교 평가 비리 의혹이 표면에 드러나며 학종의 상징적인 문제점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학종의 폐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시험지 유출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학종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은 많다. 의대 진학을 위해 3수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학원 동기들로부터 전해들은 사례를 중심으로 학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본래 학종은 '결과를 중시하는 주입식 교육 대신, 과정을 돌아보는 교육과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실제 이뤄지는 학종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면 기본적으로 학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학종은 학생부의 모든 영역을 평가 대상으로 한다. 내신은 물론 교과 세특, 행동 발달, 독서, 동아리, 수상실적, 출결, 인성, 봉사 등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록하게 되는데 여기서 학종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발생한다.

원칙적으로 생기부는 교사가 직접 작성하게 된다. 교사가 학생들의 활동을 보고 그에 대해 평가를 내려 기록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학생들이 생기부에 기록되는 활동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반면, 기록되지 않는 활동들은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학교의 경우 생기부를 교사가 직접 기록해야 한다는 원칙과 달리 교사가 학생에게 원고 작성을 지시한 뒤 이를 그대로 입력하거나 일부만 손을 봐 입력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가 직접 생기부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자사고에서 교사를 하셨던 지인분의 말씀을 빌리면 교사들이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도 그 대상 학생의 행동에 대해 적는 것이 아니라 그저 대학에서 바라는 모범적인 인재상을 적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생기부에 학생 본인이 하지 않은 활동들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생기부용 유령 동아리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한 학년 동안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생기부에 활동을 했다고 기록하거나 혹은 보고서만 잘 작성해 교내 동아리 대회에서 수상, 이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읽지 않은 책들을 인터넷에 검색해 줄거리만 찾아보고 생기부에 독서를 했다고 기록하거나 선배들의 생기부를 일부만 고쳐 제출하는 등의 여러 폐해들이 많다.

이호진 단국대학교 치의예과 1학년
이호진 단국대학교 치의예과 1학년

가장 큰 문제는 이런 편법들을 적발해내거나 제제를 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학교들에서 제도적 허점을 악용하고 이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이를 완전히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학종은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여러 폐단을 낳고 있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각종 편법들을 암묵적으로 용인함으로써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올바르고 정직한 것을 가르쳐야하는 학교에서 교사의 편의 혹은 입시 실적을 위해 편법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학생들을 대학에 보낸다 한들 그들이 올바른 성인으로 자라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바야흐로 대학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한번 되돌아보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하는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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