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와 자녀의 정신건강
가정불화와 자녀의 정신건강
  • 중부매일
  • 승인 2019.04.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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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우리 집이 싫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주 싸우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날은 우리 집은 지옥이 된다. 특히 나의 성적 때문에 싸울 때는 나의 마음은 너무 아프다. 아버지께서 나의 성적이 나쁜 이유가 어머니께서 잘 못 가르쳐 그렇다고 싸우는 날은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원망스럽기도 하여 더욱 집이 싫어진다. 공부도 싫어지고 어딘가 멀리 가 버리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가출을 한다.'

가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온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담임선생님께 제출한 반성문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부모의 싸움이 학생의 정서를 멍들게 하고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하게 했다.

가정불화는 자녀들에게 낭패감, 반발심, 원망 등의 정서적 폐해를 가져와 가출로 이어지게 한다. 실제로 가정문제로 인한 가출(32.3%)이 학교성적 문제로 인한 가출(10.1%)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87.9%가 가정에서 발생하였고, 부모가 학대하는 사례가 전체의 83.2%에 달했으며, 친부모가 학대하는 경우는 79.6%를 차지했다.

미국의 뉴욕대학교 연구팀이 2~6살 어린이 1천25명과 그들의 가정환경에 대해 연구한 결과, 부모의 싸움이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부모의 싸움이나 폭력 등 큰 혼란을 겪으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뿐만 아니라 신경생물학적인 부분, 행동이나 인지 능력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자녀 앞에서의 부부 싸움은 자녀들의 정신 건강에 독약이 되고, 갈등이 있는 가정에서는 정서적으로 멍이 든다. 문제아들의 원인을 밝힌 연구에서도 가출은 타고난 천성이나 사회적 요인보다 가정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은 자녀들의 인격형성에 거울이 된다. 부모의 행동을 보고 사랑도 배우고, 마음도 익힌다. 자비도 배우고, 저주도 배운다. 정이 넘치는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사랑을 배운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가정교육은 전인교육이고 실천교육이다. 가정에서부터 사랑을 말하고 배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가정은 작은 사회이며,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가는 울타리다. 가정 속에서 올바른 사회 인식과 건강한 인격 형성이 이뤄질 때,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이성적인 언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정의 핵심은 가족이고, 가정은 우리 사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조직이며, 사회생활의 근본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화부족과 무관심, 갈등으로 인한 가족구성원 간, 애정이 줄어들고 불화가 늘어나면서 급기야 가정폭력과 자살, 성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청소년비행, 남녀차별, 인명경시풍조 등 가정과 사회가 무너지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고, 부모의 언행을 그대로 본받기 마련이다. 가정은 인성교육의 모태이며,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근원이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지, 자녀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는 지, 자녀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얼마나 갖고 있는 지, 자녀들의 인성교육에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우리 모두 한번쯤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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