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통 교육의 필요성
살아있는 전통 교육의 필요성
  • 중부매일
  • 승인 2019.04.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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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세계의 가장 큰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요즘 가장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품이 있는데 바로 우리의 전통 농기구중 하나인 호미라고 한다. 검색창에 영어로 'Ho-Mi'라고 치면 우리말 뜻으로 '영주 대장간에서 만든 고급 손쟁기-한국식 수제 호미'라는 소개가 나온다고 한다. 1973년부터 영주 대장간은 호미를 비롯해 괭이, 낫 등 다양한 농기구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왔다고 한다. 여기서 전통방식이란 경력 50년이 넘는 숙련된 대장장이가 손수 제작한 것을 뜻하고 일반적인 장인이라기보다는 시골의 소박한 농투성이처럼 다가온다.

우리 전통농기구의 홍보효과 발단은 '유튜브'였다고 한다. 미국의 한 유튜버가 한국산 호미를 정원 가꾸기에 최적화된 '새로운 도시형 농기구'로 소개하면서부터 직구를 희망하는 해외소비자가 늘었다고 한다. 세간의 K-호미, 혹은 '호미의 한류'라는 말이 붙을 만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정원을 소유한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직접 텃밭을 가꿔 채소를 키울 때 경험적으로 한국의 호미가 애호됐고,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농업대국인 미국에서조차 정원 같은 작은 텃밭 가꾸기에는 역시 우리의 전통 호미가 최적이었나 보다.

또한,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기능적이며 개인 노동에 적합한 모델이다. 소위 '휴먼테크(Human Tech)'한 디자인으로 비단 우리의 전통농기구중 호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날카로운 끝을 중심으로 둥글게 휘어 손잡이와 연결되는 도안은 노동하는 이의 힘을 최대한으로 전달하게 한다. 한마디로 하나의 도구로 흙을 파고 심고, 밀어 돋우는 것이 가능하며 작은 자투리땅에 쪼그려 앉아 작물을 키워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던 가난했던 옛 우리 어머니들의 지혜가 녹아있다.

하지만 현대생활에서 '호미'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 농기구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도시인들에게 전통농기구는 주말농장 또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오래된 도구로만 인식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런 즈음 4차 산업혁명에 선두주자인 미국, 게다가 '아마존'에서의 히트상품 등극은 K-Food, K-Pop 열풍과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우리의 역사는 전통농기구를 이용해 수백년간 이어온 농업을 빼곤 언급할 수 없다. 어쩌면 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민족일지도…. 이런 연유로 우리의 의식과 행동, 언어, 풍습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농사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인데 산업화에 밀려 관심이 많이 줄었고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이르렀다. 사라져 가는 유·무형의 농경유산을 지키고 가꿔서 농업을 잘 모르는 세대들에게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는 살아있는 현장 교육이 필요한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선조들의 지혜와 얼이 살아있는 전통 농기구와 관련 유물을 수집, 관리, 전시하는 농업박물관 등과 같은 장소를 방문해 같이 소통·공감하고 교류하면서 체험까지 해보면 어떨까 권해 본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습득하도록 이뤄져야 한다. 삶의 지혜에서 창의력이 나오고 불굴의 도전정신도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다. 현장 각 분야에서 직접 부딪치며 가슴으로 느끼는 체험, 더 나아가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농기구를 이 좋은 봄날 자녀들과 같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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