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구정아 영동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집회시위는 집단의 의사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경찰은 이를 관리하는 주요 정부기관 중 하나다.

민주화 시기의 집회 시위는 국민에게 귀를 닫아버린 권위적 정부에 대한 반발로 폭력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 집회시위는 그 양태에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목적이 정당화되려면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는 인식과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폭력시위는 점차 설 곳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집회시위 주최자나 주관단체, 참여자 또한 비폭력 집회 시위를 지향하면서 물리력을 통해 대응하던 경찰의 대응방식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대화경찰관 제도'의 도입이다.

대화경찰관 제도란 국민과 정부 양쪽 사이에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고, 집회시위 참가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대화경찰이 집회시위 신고접수 단계부터 주최 측과 충분히 대화하고 교류함으로써, 신뢰 형성을 통한 중재자 역할을 하여 '자율과 책임'에 기초한 집회 시위 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통이 상호간 이해의 출발점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몇 번의 집회시위를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주길, 그 작은 호소에 화답하여 국민들의 아픈 부분을 감싸주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구정아 영동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구정아 영동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그것을 외면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할 때 국민들은 분노하고, 폭력적으로 돌변하고, 그것에 또다시 폭력으로 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작,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한 노력과 이해를 위한 작은 출발점이 대화 경찰관이 되길 소망하며,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대화 경찰관이 집회 시위 현장에 함께 합니다. 말을 걸어주세요.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여러분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공감 받을 수 있는 공권력 행사 속에 보장되는 집회시위 문화의 정착을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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