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4월 2일 / 파블로 피카소

허공의 다리들 별이 총총한 밤 한가운데 걸린 무지개 이불을 뒤틀면서 놀란 눈을 한 요람 눈을 깜빡이는 그물침대 속 순수한 방울새 프리즘의 목에 피어오른 불 속에 박힌 못들이 추는 원무 죽어가는 황소의 눈을 맹렬하게 괴롭히는 진창 속에 빠진 바퀴의 불탄 자국 끝에 고정된 동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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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
최호일 시인.

피카소는 400여 편의 시를 쓴 시인이다. 지금의 한국처럼 등단 제도가 있었다면 당락을 떠나 심사위원들이 무슨 평을 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그의 시는 연월일을 제목으로 삼은 시가 대부분이며, 무척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시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보면 '놀란 눈' '불 속에 박힌 못' '죽어 가는 황소의 눈' '진창 속에 빠진 바퀴' 등 섬찟하다. 마치 멘탈 붕괴 상태에 빠진 우리들의 내면 풍경을 제일 잘 그린 듯하다. 매일 우리에게 쏟아지는 뉴스를 보라. 그렇지 않은가?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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