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불가피'하고, 무엇이 '떼법'인가
무엇이 '불가피'하고, 무엇이 '떼법'인가
  • 중부매일
  • 승인 2019.04.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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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최용현 변호사·공증인

도시공원 개발문제로 시끄럽다. 내년 7월이면 일몰제에 따라 20년 이상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는 도시공원구역은 자동 해제되어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청주의 경우 38곳이 이에 해당되고, 그중 8곳이 특례사업지구(민간업자가 매입해 70%를 공원으로 30%를 아파트나 상가로 개발하고, 공원은 청주시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개발)라고 한다. 그동안 무관심과 태만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청주시는 지난해 말이 되어서야 이의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차 논의 끝에 6곳은 민간개발하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2곳(매봉, 구룡)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범덕 시장이 구룡부지중 100억원 가량 부지만 시가 매입하고, 나머지는 모두 민간개발 한다고 발표했다. 뒤통수를 맞은 시민단체, 진보정당, 시민들은 한 시장의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한 시장과 청주시는 일몰대상지 전체를 매입하려면 1조8천억원이나 들어 도저히 매입 불가능하고, 구룡도 현 재정상 100억원 외에는 여력이 없고, 시민들의 무리한 공원비율(70%이상) 요구는 민간개발자들의 사업참여 의지를 꺾고, 반대편의 사유지 추가매입 주장(300억원 수준)은 인근 지주들의 토지를 맹지로 만드는 알박기 짓이라고, 지금이라도 자신들이 결정한 민간개발 방식이라도 따르지 않으면 난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일부 언론도 이에 동조하여, 공짜로 70%의 공원부지를 얻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하고, 현실성 없는 주장과 떼법을 행사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대편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을 비난했다.

이러한 청주시와 일부 언론의 주장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우선 전체 부지를 매입하자고 주장하는 반대편은 없다. 이미 민관협의체에서도 6곳은 민간개발하기로 결정했다. 1조8천억원이라는 숫자도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100억원 외에는 예산이 없어 구룡의 경우도 극히 일부만 매입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들은 지방채 발행으로 수천억원을 조성해 적극매입에 나서기도 하고, 비공원시설 비율을 30%가 아니라 한자리수로 제한하기도 하고, 아예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한다. 청주시는 다른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검토했는지 의문이다. 일부 사유지를 매입하는 것은 다른 토지를 맹지로 만드는 알박기라고? 왜 100억은 아닌데, 200억원 정도 추가매입하는 것만 그러한 행위가 되는가? 더욱이 황당한 것은 그 토지는 이전에도 이미 맹지였다는 사실이다.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최용현 공증인·변호사

청주시민은 70%의 공짜 공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과도한 비공원부지 축소 요구는 민간개발 자체를 자초케 한다? 과연 그럴까? 민간개발 사업지의 상당부분은 이미 청주시 소유부지다. 그 부지는 결국 헐값에 사업자에게 잠시 넘겼다가 되돌려 받는 것뿐이다. 밑지고 장사하는 장사꾼은 없다. 최고 30%까지만 개발 가능함에도 이미 7곳에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10~20배 남는다는 얘기다. 정확히 보면 그 정반대다. 청주시의 독선적 추진으로 누군가는 민간개발 명목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공직자들의 태만과 무능으로 시민들은 70%를 얻는 게 아니라 30~50%의 도시공원을 그냥 잃는 것이다.

지금껏 무엇을 했는지(특히 한 시장은 전전임 시장이었다) 그리고 다른 지자체의 대안들을 제대로 검토했는지도 의문인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책임 통감과 반성은 커녕 불가피한 최후의 선택이라며 시민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미세먼지 대책과 최소한의 도시 숲을 지키고자 울부짖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야 할 지역 언론이, 그런 시민들을 향해 떼법인 양 비난한다. 적어도 남세스러워서 라도 그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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