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활성화" vs "종교 편향적 행사 혈세 안돼" 팽팽

보은 '2019 속리산 신(神)축제' 조직위 구왕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사 취지와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송창희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오는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속리산 일원에서 열리는 '2019 속리산 신(神)축제'를 놓고 보은지역 기독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보은 '속리산 신(神)축제 위원회'(위원장 구왕회 보은문화원장)는 세계유산과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40여년 동안 개최됐던 '속리축전'을 대외적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속리산 잔디공원, 훈민정음마당, 법주사 일원에서 영신행차, 산신제, 법주사 팔상전 탑돌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공연, 놀이체험과 부처님 오신 날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제70호 양주소놀이굿, 제71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제72호 진도씻김굿 등 10개의 국가무형문화재 공연과 26개의 전국 시도 무형문화재 공연을 마련해 보은의 차별화된 지역축제로 특화시킨다는 것이 추진위의 전략이다.

이에 대해 지역 기독교계가 "이번 축제는 문화관광축제를 빙자한 귀신축제"라며 "보은군은 미신적 종교행위의 거액의 예산집행을 전면 중지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속리산의 훌륭한 관광자원은 사장시킨 채 속리산에 무당을 불러 들여 굿판을 벌이는 귀신들의 축제장으로 만들며 있다"며 "중단하지 않으면 보은지역 75개 교회와 성도가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 성명서. / 송창희

보은 속리산 신(神)축제 추진위원회는 1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9 속리산 신(神)축제'의 취지와 행사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구왕회 추진위원장은 "속리산 신(神)축제는 그동안 '속리축전'이 대추축제 기간과 겹치고 속리산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을 단풍철 보다는 봄철이 좋겠다는 판단과 순수한 문화관광형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석가탄신일과 연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천왕봉 산신제는 홍언필이 집필한 증보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되어 있으며, 속리산 신(神)축제 명칭과 프로그램은 전문 외부기관 연구용역을 거쳐 속리산관광협의회, 보은문화원, 보은군 풍물연구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축제는 역사에 고증된 사실을 소재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문화관광형 축제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행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성공적인 개최에 집중하고 지적되고 있는 의견들은 축제 후 검토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1일 보은교회에서, 8일 보은중앙교회에서 범기독교인 기도회를 개최하며 속리산 신(神)축제 저지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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