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강호달 음성군 산림녹지과장

참 묘한 말이다. 칡 갈(葛)자에 등나무 등(藤)자 어떻게 두 개의 식물이 만나서 상상을 넘어서 전혀 다른 뜻의 단어가 되었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칡(葛)과 등나무(藤)는 모두 콩과의 낙엽 덩굴식물이면서 줄기가 굵어지므로 나무로 분류를 하고 있으며, 비슷한 꽃을 피우고 옆에 있는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성질도 비슷하지만 칡은 왼쪽으로 감으면서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그래서 갈등이라는 낱말의 뜻을 살펴보면 칡과 등나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고 올라가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 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감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만들어진 부정적인 단어가 아닌가 생각한다.

요즈음 우리음성 지역에는 LNG발전소 건립에 따른 서로의 입장 차이로 인한 갈등이 있다. 굳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다 해도 진정어린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며 소통을 해야 치유가 되리라고 본다. 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염원한다.

강호달 음성군 산림녹지과장
강호달 음성군 산림녹지과장

그런데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모든 사물의 이치에 해박 하였던 지인께서는 새끼를 꼬는 원리에 빗대서 갈등이란 단어에 대하여 설명을 한적이 있다.

새끼줄은 두 줄을 같은 방향으로 비틀어서 꼬아야 새끼줄이 만들어 지는데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두 줄기를 서로 감아 놓으면 다음날이면 스스로다 풀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꽈서는 절대로 새끼줄을 만들 수 없다고 하면서.

얼핏 보면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식물인데 스스로 풀어진다는 건 지금도 믿을 수 가 없지만 사물의 이치를 꿰뚫었던 지인의 주장이라 무시할 순 없다.

그게 사실이라면 갈등이라는 낱말에 대한 해석도 서로 적대시 하거나 충돌함이 아니라 서로 다르게 행동하지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생활한다는 뜻으로 바꾸어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기회가 되면 등나무와 칡을 한곳에 심어서 실험을 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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