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충북학연구소장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 -0.3%로 추락하여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마이너스성장 쇼크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분기동안 우리나라 설비투자는 21년 만에 최저인 -10.8%를 기록하였다. 무역수출 또한 1년 3개월 만에 최저인 -2.6%를, 수입은 7년 6개월 만에 최저인 -3.3%를 기록했다. 거기에다 수출과 투자의 동반부진은 민간소비마저 크게 위축시켜 이른바 트리플 늪에 빠지게 되면서 시계 제로의 위기적 상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경제전문기관들이 전망했던 올해 전망하였던 경제상장률 2.5~2.7%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총체적 경제부진과 실물경제 위기론이 확산되어 한국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공공 및 민간영역 차원에서도 기존의 전망치를 다시금 하향 조정하고 있고, 심지어는 2.0% 성장도 어려울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경제가 매우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처리를 놓고 충돌하면서 여야대치로 식물국회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는 민생경제의 시급함을 빌미로 6.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신속한 처리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나 이러한 정부 재정지출만으로 경기둔화 대응에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거기에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와 미국, 중국간의 세계경제 패권경쟁으로 인한 무역 갈등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국민경제는 더욱 힘든 상황이 되고 있고, 정부의 고민 또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이미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는 일정한 규범과 이론, 관행 등이 통하는 노멀(Normal) 시대를 지나 이런 것들이 먹혀들지 않거나 예상하기 힘든 뉴노멀 시대(Age of New Normal)에 접어들고 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잇따른 지역 블록의 붕괴 조짐이 나타나는 등 급격한 경제 환경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경제가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경제의 흐름과 동떨어지지 않는 유연함과 세계적인 주도력을 가진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 지구촌 시대에는 세계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거나 세계시장 변화의 흐름에 동참해야 하는데 우리경제는 지금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그간 세계 반도체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잘 나가는듯하던 충북의 지역경제도 최근 매출이 급감하고, 국가경제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도 하락하면서 점차 위축되고 있는 보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과 돈과 사람이 빠져나는 경제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며, 국가도 지역도 대내외 변수에 취약해지고 경기가 불안해지는 '천수답 경제'로 전락하게 된다. 지금 우리경제 사회는 대내외적 시장흐름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갈라파고스의 함정에 빠져 자기만 생각하는 이념과 주장의 틀 속에 갇혀 고립되고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보다 냉철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에 보다 유연한 사고와 포용경제 마인드를 가지고 국가 및 지역경제의 생존을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신산업 동력육성, 과도한 부담을 주는 기업정책 수정, 가업승계 활성화 대책 마련, 노동 경직성 완화와 편향적 정책의 조정. 전통제조업의 고부가 전환 등을 모색해 타이밍을 놓치기 전에 혁신적 변화, 창조적 도전, 담대한 자신감으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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