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개성공단입주업체협회 부회장
유창근 개성공단입주업체협회 부회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에스제이테크 대표)은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모든 협력사업을 자체 조례로 제정한 제도적 범위를 중심으로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2조 4항에서 남한과 북한의 주민(법인·단체 포함)이 공동으로 하는 문화, 관광, 보건의료, 체육, 학술, 경제 등에 관한 모든 활동을 협력사업만으로 정의했을뿐 '남북교류'에 대해서는 법률로 정의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남북교류협력사업 조례는 강원도가 1998년 가장 먼저 제정했고, 충남도가 2011년으로 가장 늦었다"며 "강원도, 경기도, 인천시가 실효적·지속적 사업을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경제특구와 협력이 가능한 충북의 사업으로 청주공항을 통한 '백두산·금강산 관광특구사업', 북한 숙천군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을 괴산군 등에 판매하는 '숙천농업개발구역 유기농사업' 등을 지지했다.

이영희 제천시 행정안전국장
이영희 제천시 행정안전국장

이영희 제천시 행정안전국장은 "제천시는 2004년 금강산 사과밭 조성사업을 해오다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건으로 중단됐지만 향후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계속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은 상태로 영농만을 위한 방북허가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제천시는 2004년 북한 삼일포 1㏊에 사과나무 700주와 복숭아나무 200주를 식재해 매년 1억원 상당을 투입해 묘목, 비료, 농약, 기술 등을 제공해왔다. 북측에서는 부지와 노동력을 제공했다.

이 국장은 이외에 삼일포소학교·삼일포중등학교에 학용품 전달, 겨울철 연탄·쌀 지원 등도 해왔다고 언급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 활발한 남북교류가 이뤄지려면 범국가적 사업으로 국비·도비 지원, 전문가 양성, 원활한 방문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행렬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류행렬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류행렬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우리 정부가 유지해온 '북미간 중재자' 역할에서 '주체자'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론 재정립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반도의 주인이 남과 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자는 것이고, 문제해결 주체도 우리 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류 전 행정관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남북문제가 북미문제로 전환됐는데 이를 남북관계로 복원해야 한다"며 "지금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거나 북의 도발행위로 이어질 경우 한반도 정세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당장 가능한 지원사업부터 시행하자"고 제안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이산가족 고향방문, 개성 당일관광, 북한 어린이 영양결핍 지원사업을 제시했다.

민간통일세력 역할 복원, 지자체의 역할 강화도 주문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한국세계지역학회장)는 "지자체에 남북 교류협력의 독자성을 부여하고 남북협력기금의 지원대상에서 지자체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 교수는 "현행 법률상 대북지원은 법인·단체만이 할 수 있고, 이마저도 중앙정부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독자적인 대북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자체간 공동으로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체계와 지자체간 사업중복을 막는 제도적 장치기반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지자체 또는 지자체·민간단체간 거버넌스 조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또 "남북 교류협력은 경제·사회·문화·체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업무담당자간 인적교류 활성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버넌스 중심의 지자체 남북교류협력이 북한의 개방·개혁을 유도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신경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 연구위원은 "지자체별 독자적 사업 추진은 사업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산출하지 못할뿐 아니라, 오히려 지자체간 지나친 경쟁, 중복 및 과다 투자, 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계성 부족을 야기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간 상호협력거버넌스로서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협의체'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 "남북교류협력은 일회성·이벤트성 교류사업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남북주민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협력프로젝트를 개발·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합의와 협조도 강조했다.

최동일 중부매일 논설실장
최동일 중부매일 논설실장

최동일 중부매일 논설실장은 "남북관계 개선 초기에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분야는 농업이 여러 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투자보다는 '교류'에 방점을 찍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지원보다는 '협력'에 힘을 기울여 남북 공동의 이익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협력의 결과물에 대한 판매권한을 충북이 갖고 유통을 맡는 방안도 검토해볼만하다"고 코멘트했다.

최 논설실장은 또 "대북협력사업의 추진여건을 보면 남측의 대북관계 개선 의지와는 별개로 실제 북한에 대한 정보가 일천한 수준이고 관련사업을 끌고나갈 인력·조직도 준비가 안돼있는 상황"이라며 "단계적 로드맵을 구상해본다면 가장 먼저 접근해야 할 부분은 북한에 진출이 가능한 중국, 러시아 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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