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청주 사직동 아파트 화재
불 끄려고 안방 재진입 후 참변

2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이 집에서 잠을 자던 A씨의 시신을 수십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2일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이 집에서 잠을 자던 A씨의 시신을 수십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불이 난 집에서 할아버지를 구한 20대 손자가 현장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청주서부소방서에 따르면 2일 오전 4시 15분께 서원구의 한 아파트 3층 안방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이 집에는 손자 A(24)씨와 할아버지 B(80)씨가 잠을 자고 있었다. 잠을 자다 불이 난 것을 인지한 A씨는 할아버지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후 그는 안방 화장실에서 샤워기 등을 이용해 불을 끄려했지만 결국 이곳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후 A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불은 화재발생 4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A씨는 이 아파트 고층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왔다. A씨는 평소 홀로 거주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3층 집으로 내려와 종종 시간을 보냈다. 이날도 할아버지와 함께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계자는 "A씨가 불을 끄려다 연기를 마시고 화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A씨가 숨지고 주민 90여명이 연기를 마셨다. 이중 46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소방서 추산 재산피해액은 7천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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