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이미지 '옥의 티'… 영춘제 축제 관람객 눈살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김용수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서 봄꽃축제 '영춘제'가 한창이지만 '대통령 광장'의 수십미터 벽화가 훼손된채 방치돼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개막한 청남대 '영춘제'에는 2일 현재까지 9만6천명이 다녀갔고 축제기간(5월12일)까지 총 2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훼손된 벽화를 방치해 청남대의 이미지에 '옥에 티'를 남기게 됐다.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 내 '대통령 광장'에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9명의 동상이 세워져있고, 동상 뒤로는 세계 9개국의 대통령 관저 등이 타일벽화로 꾸며져있다. 60미터에 달하는 이 옹벽벽화에는 미국 백악관, 한국 청와대, 중국 천안문, 일본 오사카성, 독일 노이슈반슈타인성 등 세계 9개국의 상징건물 그림과 간단한 설명이 들어가있지만 곳곳에 타일이 무더기로 떨어져나가 수년째 흉물로 방치돼왔다.

경북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축제기간이라 볼거리가 많은데 대통령 동상 뒤편 벽화가 훼손돼있어 옥의 티가 됐다"며 "기념사진을 찍어도 벽화가 배경으로 찍혀서 보기가 흉하다"고 아쉬워했다. 또다른 관람객도 "조경은 잘해놓고 저게(벽화) 뭐냐"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 벽화는 2009년 조성된뒤 노후돼 청남대관리사업소가 '전면교체' 계획을 세웠으나 갑자기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공사는 당초 2018년 12월 19일 착공해 이듬해인 2019년 3월 18일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3일 돌연 중단됐다.

대통령 광장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공원을 조성하려고 했다가 내부적으로 갑자기 장소를 바꾸면서 벽화 리모델링 공사도 방향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 공사가 중단된지 4개월이 지났지만 가림막 하나 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임시정부 기념사업 안에 벽화리모델링사업이 포함돼있는데 임시정부 기념공원 조성 위치가 대통령 광장에서 골프장 서측으로 갑자기 바뀌면서 설계변경이 불가피해 공사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김용수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김용수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이달 안에 설계변경이 완료되면 6월께 공사를 재개해 국화축제 이전인 오는 10~11월께 공사를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벽화에는 당초 상해 임시정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으나 초대 대통령부터 현재 대통령까지 얼굴사진과 업적 등을 넣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대통령 광장에 세워져있는 안내 표지판과 홍보리플릿에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고 있어 관람객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 동상 안내 표지판에서는 "역대 대통령 10명의 동상과 함께 소공원을 조성해 2015년 마무리했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대통령은 대통령기념관이 있는 양어장 주변에,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은 각 대통령길 입구에 조성했다"라고 써있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대통령을 제외한 9명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청남대는 1983년부터 대통령의 공식별장으로 이용되다가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정부때 일반인에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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