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대통령의 별장'인 청남대에서 봄꽃축제 '영춘제'가 한창이다. 올해에는 2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황'이다. '대통령 별장'이라는 유일무이한 관광자원과 대청호반, 봄, 꽃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 것이다. 하지만 곳곳의 '옥에 티'들이 오점을 남겼다.

먼저, 올해 주차난 해결을 위해 임시주차장으로 호반주차장 1곳을 추가했지만 시설이 '시골축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화장실은 가관이다. 70, 80년대에나 있었을법한, 그야말로 나무 판자 몇 개 놓고 꾸민 재래식 화장실이 '난감' 그 자체다. 악취가 진동하는데다가 남녀 1칸씩 있는 화장실에는 잠금장치도 없어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누군가 화장실 문앞에서 지켜줘야(?) 한다. 손을 씻을 급수시설도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요즘은 이동실 화장실도 친환경에다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하루에 수만명이 찾는 청남대 영춘제 주차장 화장실에 '재래식 화장실'은 어울리지 않는다.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주차장에서 청남대까지 이동하기 위한 시내버스 운행도 지적하고 싶다. 청남대는 소수의 사전 예약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시내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사람들을 빼곡하게 태워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15~20분간 고불고불한 길을 가야 한다. 어린 자녀나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는 흔들리는 버스안이 위험천만하기만 하다. 이뿐 아니라 호반주차장에서 출발해 문의주차장을 들르면서 문의주차장에서 타는 관람객들은 동일한 요금(왕복 3천200원)을 내고도 입석으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축제기간만이라도 전세버스를 운행해 관람객 편의를 챙기길 제안한다. 버스 안에서 청남대에 대한 설명이나 관람포인트 등의 정보를 준다면 관광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청남대는 1983년부터 대통령의 공식별장으로 이용되다가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정부때 일반인에 개방됐다. 내년 영춘제에서는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진짜 '100점 짜리' 축제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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