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식당 손님 절반 수준ㆍ매출 감소 인건비 부담에 휴업도

 어버이날을 맞아 각 화원에서 카네이션을 판매하고 있으나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예전에 누리던 특수는 사라졌다. 청주의 한 카네이션 판매점에서 다양한 카네이션 화환이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김용수
 어버이날을 맞아 각 화원에서 카네이션을 판매하고 있으나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예전에 누리던 특수는 사라졌다. 청주의 한 카네이션 판매점에서 다양한 카네이션 화환이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예약손님이 지난해 어버이날의 반도 안되네요. 5월 특수 예년만치 않습니다."

8일 청주 산남동에서 오리 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시름을 앓고 있다. 어버이날 특수를 기대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예약손님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3년전 이곳 산남동에서 자리를 잡고 나름 깔끔한 음식으로 지역의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매년 줄어드는 매출액에 지역 경제가 좋지 못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A씨는 "오늘이 어버이날임에도 오후 6시 이후 예약손님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15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음식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겐 5월이 대목인데 예전만치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인근 대부분의 식당은 손님의 발길이 끊켜 장사를 접은 곳도 많다"고 덧붙였다.

5년째 성화동에서 식당 2곳을 운영해온 B씨는 매장 1곳을 정리할 예정이다. B씨가 가게를 정리한 이유로는 인건비, 임대료, 원자재값 인상 등 다양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는 손님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B씨는 매년 줄어드는 매출액에 비해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한동안 점심장사를 하지 않는 등 어렵게 운영해봤다. 하지만 올해 6월 가게 계약 만료를 앞두고 사업을 완전히 접을 계획이다.

B씨는 "매출은 줄어드는데 다른 비용은 증가해 모든 가게를 유지하는게 부담이 됐다"라며 "특별한 날이면 인근 상권을 이용하기 보다 오히려 외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큰 특수를 누리기는 힘들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역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계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특수'를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의 효과로 잔혹한 5월이 되고 있다.

여기에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도 옛말이 됐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의 침체와 더불어 꽃보다 상품권이나 현금 등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실적을 보면 카네이션 성수기인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거래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어버이날 전 10일간(4월 27일∼5월 7일 기준) 국내산 카네이션 거래량은 2009년 31만7천492속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4만1천699속이더니 올해는 9만8천634속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10년만에 거래량이 절반이 됨 셈이다.

운천신봉동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어버의날 뿐만 아니라 스승의날 또한 지난 2016년에 시행된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대할 수 없게 되며 매년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꽃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5월 특수는 옛말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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