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근의 관광은 다른 곳과는 다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른 관광지와 차별화할 수 있는 그 지역만의 특색을 담아 내고 이를 살려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한때 유행했던 60~70년대 복고풍 거리 정도로는 먹히지 않는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관광에 눈을 뜨면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제는 특화되지 않은 관광상품이라면 설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가 내세우는 역사적 유산이나 자연환경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추세는 '스토리를 갖춘 관광'이 불을 지폈다. 유사한 환경, 비슷한 소재라도 이야기를 붙이면 또다른 관광자원이 된다. 그런 만큼 충북의 관광도 이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특정한 분야의 볼거리 조성, 특화된 관광자원을 발굴·육성하는 일이다. 역사와 문화를 찾아내고 덧붙이는 일도 괜찮지만 그 자체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자연 생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연 생태계는 누군가의 어떤 손길이 더해지지 않아도 살아숨쉬기 때문이다.

세태가 바뀌어도 이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좋은 환경을 갖춘데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더한다면 누군들 발길을 마다하겠는가. 자연의 모습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해지면 그 어떤 것보다 가치있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더구나 충북은 뛰어난 교통인프라 덕에 관광지로서 갖춰야 할 접근성에서 최상이다. 국내 유일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과 전국으로 통하는 사통팔달의 고속도로망, 이용자 300만명을 예고하고 있는 청주공항 등 경로도 다양하다. 이런 만큼 이제 충북관광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충주 비내섬의 습지보호구역 지정이 추진된다고 한다. 빼어난 풍광과 함께 멸종위기종 등 다양한 생물 서식 및 식생이 분포된 생태계의 보고다. 하지만 최근 무단 훼손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체계적 보전과 활용의 필요성이 제기된 곳이다. 가치가 클 수록 생태관광 자원으로서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영동에서 재배되는 가시연꽃이 볼거리로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희귀식물이기도 하지만 그 자태가 남다른 생태자원이다. 가꾸고 꾸미기에 따라 관광상품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같은 생태자원을 관광에 활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충북은 특히 자연 생태계라는 환경성과 방문자의 접근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생태관광 분야에서 이처럼 좋은 조건을 겸비한 곳이 얼마나 될까. 충주 비내섬과 영동 가시연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미처 가치를 몰랐던, 숨겨져 있어 간과했던 것을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생태와 자연으로 꾸며진 관광지라면 세월이 바뀌어도, 사람들의 선호도가 달라져도 살아남는다. 환경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도시화가 가속화 될수록 생태관광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노력과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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