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 600여 기관에 보낸 공문 붙임 누락 이중 발송
문맥 안맞는 엉터리 문장도 사용 … 업무 기강 해이 지적

충북도교육청 총무과에서 발송된 3월 26일자 공문 내용. 이 공문은 단어의 글자도 빼먹고 문맥도 이어지지 않는 엉터리 문장을 사용했다.
충북도교육청 총무과에서 발송된 3월 26일자 공문 내용. 이 공문은 단어의 글자도 빼먹고 문맥도 이어지지 않는 엉터리 문장을 사용했다.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능률 향상을 위한 조직개편 이후 잦은 행정 실수로 오히려 업무기강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기획국 체육건강안전과는 지난 3일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매뉴얼 개정안 의견조회' 제목의 공문을 도내 지역교육지원청과 유·초·중·고·특수학교 등 590여 기관에 발송했다.

이 공문은 교육부의 고농도미세먼지 대응 실무매뉴얼 개정에 대한 의견 수렴 건으로 붙임 서식을 작성해 기한 내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체육건강안전과는 이 공문을 같은 날 연거푸 2번이나 도내 학교 등 590여 기관에 보냈다. 재차 공문을 보낸 이유는 1차 발송 공문에서 붙임문서 2건을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정작 공문을 접수한 기관에서 도교육청으로 보낼 회신 서식을 빠뜨리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체육건강안전과의 공문 관련 행정 실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과는 지난 8일 학교보건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및 학생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학교보건 컨설팅 장학 운영' 관련 공문을 지역교육지원청과 초·중·고·특수학교, 유치원장 2명에게 또 2번이나 보냈다.

각 기관에 발송된 1차, 2차 공문에서 특별히 바뀐 내용은 없고 단지 수신자에 중학교 1곳과 협조자에 주무관 2명이 추가됐을 뿐이다.

공문 발송 시 수신자가 누락됐으면 그 곳에만 별도로 보내면 될 일인데 수백 개의 기관에 이중으로 보내 학교행정에 번거로움을 끼쳤다.

이에 대해 해당과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응 실무매뉴얼 개정안 관련 공문은 실수로 붙임을 빠뜨려 부득이하게 두 번 보내게 됐다"며 "학교보건 컨설팅 장학 운영 관련 공문은 수신자 누락 때문은 아니고 결재과정에서 업무담당자들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이중으로 발송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도교육청 행정국 총무과는 교육기관의 공문이라고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엉터리 문장을 사용한 공문을 배포해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총무과는 지난 3월 26일 과장 전결처리의 '본청 시설방호 기본계획 변경 알림' 공문을 본청 14개 부서에 보냈다.

공문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2019. 3. 1.자 조계획을 숙지하여 시설방호에 철저를 기할 수 직개편 및 사무실 재배치에 따른 본청 시설방호 기본계획을 붙임과 같이 변경하여 알려드리오니, 각 부서에서는 전 직원이 본 있도록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문맥이 이어지지 않는 엉터리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또 단어에서 글자도 누락 시키는 등 공무원의 자질을 의심케 해 이 공문을 본 공무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청 공무원 A씨는 "전혀 말이 이어지지도 않는 공문 같지 않은 공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일 년에 한두 번 발생하기도 힘든 공문 실수가 잦은 것은 행정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로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지난 번 조직개편에서 본청의 업무를 지역청으로 많이 이관했는데 오히려 본청의 행정실수는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기획국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시급한 점검과 함께 잦은 행정 실수에 대한 긴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 1일자로 학교 지원 강화에 초점을 두고 역대 최대 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나 이어지는 업무 실수로 행정의 신뢰도를 추락시켜자 학교 현장에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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