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당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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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때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다. 그 감정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아무튼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시간과 시간 사이로 그것은 온다. 그럴 때의 절대적 고독감은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온다. 춤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마음껏 벗어 던져 버리고 싶을 때의 동작 아닌가? 더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 자신과 자신을 떼어 버릴 때 드러나는 동작이 아닌가.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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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효 기자
jhlee@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