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형제'가 다가온 이유
'나의 특별한 형제'가 다가온 이유
  • 중부매일
  • 승인 2019.05.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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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모두가 어벤저스를 이야기 할 때 조용히 '나의 특별한 형제'를 보았다. 어벤저스에 나오는 영웅들의 스토리를 몰라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건 직무유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지나치다 싶어 옆 사람 눈치까지 보일 정도였다. 도가니를 볼 때도 많이 울었지만 그 때와는 다른 눈물이었다.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 그들을 돕는 신부님과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꼭 내 주변 사람들 같았다.

두 사람이 생활하던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박 신부님은 왜 이름이 '책임의 집'이냐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사람은 말이야, 누구나 태어났으면 끝까지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는 거야"라고. 그렇다. 누구나 사람은 태어났으면 끝까지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삶을 끝까지 잘 살아낼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 사회가 가진 수많은 편견을 씻어내고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영화가 더 좋았던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희망적이다. 울었지만 웃겼다. 나무랄 데 없는 배우들의 연기 사이로 들리는 대사들이 재밌다. 농담에 뼈가 담겨 있어 좋았고 쓸데없는 로맨스가 없어 더 좋았다. 사회문제를 고발하거나 장애인을 수동적 대상으로만 여기던 기존 시각을 벗어나 그들이 우리 가까이에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영화라 좋다.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 중요한 것을 다룰 수 있는 내공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을 대하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송 주사의 진심과 태도가 반가웠다. 책임의 집을 떠나 오갈 데 없어진 세하와 동구를 집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고 그들의 자립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꼭 닮아 있었다. 매주 장애인의 목욕을 돕던 남편의 모습에 반해 결혼한 나로서는 송 주사가 또 다른 주인공 같았다. 극 중 송 주사의 지원과 지지가 우리가 사회에 바라는 모습이지 싶다.

걱정되는 장면도 몇 있었다. 자원봉사 시간을 팔아 시설 운영비를 마련하려 하거나 마감이 끝난 수영대회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 세하가 바닥에 드러눕는 장면, 사람 좋은 송 주사가 두 사람에게 반말하는 장면, 거주시설의 생활재활교사 육 선생이 식사 보조를 하면서 휴대폰만 보는 장면 등이 거슬리기는 했다. 영화가 주는 감동이 이런 장면의 문제들을 덮기에 충분했는지 다른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 역시 비난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 흐름상 이해되는 수준이었고 어찌 보면 매우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자원봉사 시간 인증을 허위로 해주던 곳이 문제 된 사례가 실제로도 있었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행위들도 일부나마 있어 왔으니까 말이다. 송 주사나 육 선생의 태도는 실수 정도로, 혹은 친해지면 가능한 수준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한 설정이었다고는 해도(당사자들이 이해한다 해도) 굳이 따진다면, 살짝 아쉬움이 남는 정도다.

김현진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진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덕분에 관련법과 제도도 상당히 많이 마련되었다. 비교적 예전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세상과 사람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넘어설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 그 간극이 생각보다 넓다. 그래서 자꾸 꺼내어 이야기해야 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이에 대한 답이 영화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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