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경영 수필가

"오 나의 캡틴! 오 나의 선장님! 오 나의 선생님!"

불러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인생은 분명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이리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한 번 뿐 인 연습 없는 인생의 절반 이상, 짧지 않은 긴 세월동안 제자들을 가르치며 젊음 바쳐 힘쓰고 애쓰던 그가 정년퇴임을 했다. 비록 흙발로 짓밟고 가는 행인이 있을지라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옅으나 갚으나 급한 여울이나 물을 건네주던 나룻배의 역할을 묵묵히 성실히 감당하였다. 덕분에 스승보다 뛰어난 청출어람(靑出於藍)같은 수많은 제자들을 사회의 역군으로 길러내는 교육자로 대과(大過)없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생했다. 수고했다. 잘했다." 아낌없는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그와 함께 인생2모작을 위하여 오늘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

최근 대입시와 사교육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큰 이슈였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SKY)를 상징하기도 하고, 하늘위의 성. 가장 높은 곳, 가장 높은 지위를 상징하기도 한다는 중의적 표현의 스카이캐슬(SKY CASTLE). 교육 자원이 고소득 가구로 쏠리고, 명문 학교 진학에 필요한 학원, 과외 스케줄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사교육 관리비에 엄청난 비용을 쓴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강남 중심 교육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꼬집은 스토리텔링이었다. 실제로 한인 학생이 외국 명문대 재학생 행세를 하다가 발각되었던 입학 사기사건은 자녀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시키고자하는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병적 폐해의 슬픈 현실이다.

명문 고등학교의 전통과 권위에 저항하고 도전하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선생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현재를 즐겨라(seize the day)', '현재를 잡아라'는 뜻의 라틴어(語)이다.

이경영 수필가<br>
이경영 수필가

대학입시, 좋은 직장 찬란한 미래를 준비한다는 미명하에 현재의 삶과 낭만, 즐거움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확실하며 중요한 시간임을 알게 해 준 신선한 가르침이었다. 학생들에겐 삶의 나침판이 되고, 학부모에겐 자녀교육에 대한 지침이, 선생님들에겐 참교육에 대한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그런 교육자가 많은 세상을 꿈꾼다. 입시지옥에 눌려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찾아 인생을 설계하고 새로운 삶. 독창적인 삶을 살겠다고 우린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노래하는 아우성이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소리로 들려지니 말이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사십 여 년 전 시골 학교에서는 입시지옥, 내신 성적 관리,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 학생부 기재사항을 관리해주는 '입시멘토'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그 곳에는 분명 스승이 있었고 제자가 있었다. "오 나의 캡틴! 오 나의 선장님! 오 나의 선생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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