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남현정 제천동명초등학교 교사

5월이 되면 항상 기억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추심기'이다. 어린이날 무렵에 연례행사처럼 우리 가족이 함께 하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부모님과 우리 삼 남매가 함께 한 고추심기이다. 농사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처럼 많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이 1년 동안 먹을 것을 키우기 때문에 결코 적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 그리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밭으로 간다. 부모님께서 정성껏 만드신 고추밭에서 각자 역할을 정했다. 가장 어린 남동생이 고추모를 이랑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으면, 어머니께서 작은 모종삽으로 고추를 심고, 나와 여동생은 물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께서는 고추모종이 서서 잘 자랄 수 있도록 흙을 덮어 주셨다. 이 일은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가 되면 끝났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우리 강아지들 어린이날인데 엄마아빠 도와주느라 고생했다고 하시며 칭찬과 함께 치킨을 사주셨다. 우리는 부모님의 칭찬과 함께 너무나도 맛있게 치킨을 먹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붉게 불든 고추를 딸 시기가 되면 아버지께서는 은근슬쩍 우리 삼 남매를 열심히 하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무뚝뚝한 아버지께서 표현해주시는 최고의 사랑에 우리는 서로 더 잘 하겠다고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사실 고추를 따는 것은 매우 힘들다. 더운 날씨는 기본이고 모기와 맵고 아린 것을 참아 내야하는 고통이 뒤 따른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힘든 것을 참아내도록 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께서 주시는 칭찬이라는 상과 행복이라는 기쁨이 아니었을까?

교육학을 배우시지 않았지만, 부모님은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셨고, 어려움을 참도록 가르쳐 주셨다. 바로 칭찬이라는 올바른 방법으로 우리가 힘든 것을 이겨내도록 이끌어 주셨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부모가 되고, 교사가 된 나에게 부모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자신이 한 과정과 결과에 대해 충분한 칭찬을 해 주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더욱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무엇인가에 대해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

학생들이 찾아와 질문을 하고, 칭찬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눈을 보면 행복하다. 이때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좋은 방법만을 찾아서 아이들에게 칭찬을 해준다.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또 찾으려 하고, 새롭게 자신이 알게 된 것을 또 질문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과학을 좋아하는 내적 동기를 가지게 되며, 호기심이라는 가장 강력한 과학의 밑바탕을 가지게 된다.

이런 학생들에게 과학전람회라는 것을 권유를 하게 되었고, 함께 실험을 하면서 아이들은 역시 많은 질문을 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면서 칭찬을 받게 된다. 물론 찾은 것이 다 새롭지는 않지만, 초등학생의 수준에서 그것이 새롭다면 칭찬을 많이 해준다.

남현정 제천동명초등학교 교사

과학이 즐거운 학생들은 작은 실험에도 즐겁고 행복해하던 친구에게 격려와 칭찬의 말을 많이 해 주었다. 과학전람회를 준비하는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모든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스스로 실험 설계를 하여 실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친구는 과학을 많이 좋아하지 않았는데, 탐구하고 실험하면서 많이 배워 과학이 재미있고 또 과학전람회를 또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적절한 칭찬이 과학을 키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동생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마주할 때나, 문제를 해결했을 때 어른들이 해 주는 칭찬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을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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