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담배를 끊은 지 5년이 되었다. 군에 입대하여 6개월간 하사관학교에서 훈련을 하면서 휴식시간에 얻어 피기 시작한 것이 36년을 피웠다. 하루에 한 갑씩은 기본이고 술을 먹는 때에는 아주 물고 있었다. 80∼90년대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피웠다. 제재하는 사람도 없었다. 새벽운동 시간에 나와서 피우는 한 대는 그 맛이 참 고소했다. 그러던 중 한여름 7월에 감기에 걸리고 한 달이 넘도록 기침이 그치질 않아서 담배 끊는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동료직원과 담배를 피러 건물 밖으로 나갔는데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서 그 자리에서 결심을 하고 물었던 담배를 버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때부터가 문제였다. 계속되는 담배의 욕구에 물을 먹어보고 사탕을 먹어보고 손에 완력기를 들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밖으로 나와 운동장을 계속 돌면서 생각을 다른 곳으로 바꾸고자 애를 썼다.10분을 참고, 1시간을 참고, 1일을 참아 나갔다. 하루가 지나자 정신이 멍해지고 집중이 되지 않았다. 3일째 두통이 심하고 하루 종일 어지러웠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도 정신을 빠짝 차려야 했다. 일주일 지나면서 담배 피는 옆에 가면 구수하기는 하지만 그 동안의 고생이 아까워 계속 참았다. 남들은 2달이면 끊는다고 하는데, 나는 4달이 지나서야 완전히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가끔 담배 피는 꿈을 꾼다.

연거푸 담배를 피우고 나서 후회를 하다가 깨어나곤 하는 일이 가끔 있다. 30년 이상 담배를 피워 몸에 배인 탓이다. 담배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한 것을 너무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도 어디 술자리에 가서라도 한 모금이라도 물게 되면 다시 흡연자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흡연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디서라도 담배의 독특한 냄새를 맡으면 또 담배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1년에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6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2020년에는 1천만 명이 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흡연율이 당연 1위다. 현재 1년에 4만2천명이 담배 때문에 죽고 있으며 2030년에는 10만 명이 죽는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간접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생담배에서 나오는 연기가 더 해롭다고 한다. 특히, 임산부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매년 연초 등 계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결심한다. 그러나 심한 스트레스와 금단현상을 견뎌내지 못하고 95%가 다시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금연을 시도할 때는 앞으로 금연으로 인하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는 예상하고 시작해야 한다. 특히 안절부절못하고, 손가락을 비비며 초조해하고, 머리가 아프고 답답하고 등등 다양한 금단현상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요즘 각종행사 및 모임 등 여러 사람이 모인장소에 가보면 담배 피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은 지 오래다. 금연구역 확대와 담배 값 인상 등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흡연자들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외국산 담배의 수입은 자제해야 하고, 담배를 금지하는 법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잘한 일은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

키워드

#기고 #최준식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