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화예술포럼, 홍명섭 관장 사퇴 파문 성명서
직제 개편·직급 상향 조정 촉구… 28일 토론회 개최

청주시립미술관 외부 전경
청주시립미술관 외부 전경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개방형 직위 공모로 영입한 청주시립미술관장이 '행정 공무원'들의 부당한 간섭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예술단체가 자율적 운영과 관장 직급을 현실화(상향) 할 수 있는 조례 제정 등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문화예술포럼(대표 김기현·전 충북민예총 이사장)은 19일 "중부매일 보도를 통해 청주시립미술관 홍명섭 관장이 전문성이 결여된 행정공무원들로부터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자율성을 침해받고, 지나친 간섭 등으로 운영에 한계를 느끼자 사퇴를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번 사태로 지역 미술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성명서를 통해 청주시립미술관 운영 문제점을 질타하고, 대책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충북문화예술포럼은 "시립미술관의 자율적 운영을 위한 조례제정과 직제를 개편해 행정팀은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학예팀이 자율성을 갖고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또 "미술관장 직급의 현실화(4급 상향)와 열린 행정을 위한 시민 모니터링, 청주시립미술관과 부설 기관 등의 작품 수납 및 보관 등을 위해 필요한 공간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시는 미술관 기능을 적극 수용해 교육프로그램, 아카이브, 전문가-일반인 매칭 등의 기획, 운영위원회를 활성화 해 학예팀과 행정팀의 환경을 수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청주시립미술관은 청주 미술인과 시민의 오랜 바람으로 건립했지만, 전문성이 결여된 현직공무원을 임명해 큰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며 "청주시립미술관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대청호미술관, 오창 전시관 등을 운영하는 큰 조직으로 행정과 학예의 분리는 운영의 필수이고, 창의적 기획과 창조적 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앞서 홍명섭 청주시립미술관장은 "관장으로서 책임은 효율적으로 직원들을 이끌고 청주 미술계의 큰 그림을 그리며 일하는 것이었으나 도저히 조정될 수 없는 고질적 몰지각에 맞닥뜨리게 됐다. 미술관의 전문적 특성을 이해하고 지원하기는커녕 일일이 거론하기도 조잡한 일상적 훼방을 수도 없이 목도했다. 수십 번의 대화와 설득, 엄한 질책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이라는 특수성에 대해 이해할 뜻이 없는 일부직원들의 작태는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미술관 운영의 질을 추락시키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홍 관장은 또 "일련의 사태들에 임하는 공직자들의 태도와 의식들을 돌아볼 때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 조직을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바람직한 장래를 전혀 보장할 수 없기에 사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홍 관장은 지난달 24일 청주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청주시는 홍 관장의 사직서 수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관장은 2018년 1월 1일 청주시가 첫 개방형 직위로 전문가를 영입한 첫번째 사례로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많았다. 지역 미술인들은 홍 관장 영입에 대해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임기(2년) 1년 4개월만에 이같은 사태가 벌어져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충북문화예술포럼은 시립미술관 관장 사퇴 파문에 따라 오는 28일 오후 4시부터 청주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청주미술의 변화를 위한 청주시립미술관과 지역작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지역 작가들과 예술 행정 기획자들이 참석해 집담회 개념으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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