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산성 중요성·가치 규명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추진

청주 부모산성 백제→신라→백제→신라 경영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부모산성(父母山城·충북도 기념물 121호)이 백제에서 신라로, 다시 백제에서 신라로 경영이 바뀌면서 매우 중요한 산성 복합 유적임이 밝혀졌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사)한국성곽학회(회장 정의도)가 주관한 한국성곽학회 2019년도 춘계학술대회가 지난 17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청주의 산성과 부모산성'을 주제로 개최됐다.

차용걸 충북대 명예교수는 '청주 부모산성의 조사 연구 성과'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부모산성은 백제와 관련한 유물과 신라계 유물이 함께 나온다"라며 "조사 지점마다 다른 유물 양상을 보이는 것은 백제와 신라 사이의 치열한 다툼의 현장일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학술회의에서는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노병식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청주지역 고대 축성에서 부모산성의 위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부모산성은 백제가 이 지역을 차지해 축조·경영하면서 처음엔 평지의 정북동토성과 함께 기능하면서 단순히 전술적 기능을 수행하다가 점차 삼국 간 영토 쟁탈전이 치열하면서 행정치소로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다.

강민식 한금문화유산연구소 박사는 '청주지역 고대 정치세력의 변천'에서 "고구려군의 직접적인 압박에 직면한 백제는 방어선으로 부모산성을 쌓으면서 석축 산성의 장점을 수용했다"며 "이후 부모산성을 차지한 신라가 다시 수축했고 백제가 되찾았다가 649년 도살성 전투를 계기로 신라가 완전히 차지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통일신라는 부모산성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순흠 서원문화재연구원 대표는 '청주 부모산성의 축조와 변천'에서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기존 부모산성을 활용하지 않고 무심천 동안에 새로운 치소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시기 부모산성은 거의 폐성됐다가 9세기 이후에 부모산성을 다시 경영했지만 출토 유물 빈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보아 경영 기간은 길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충북대 성정용 교수는 '청주 부모산성 저수조의 구조와 역사적 의미'에서 "부모산성 저수조는 계단식 호안석축으로서 이 같은 용수시설 구조는 신라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라며 "신라의 뛰어난 용수시설 축조 기술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연화사 일대 집수시설을 조사하면 부모산성 용수시설의 실체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가메다 슈이치 일본 오카야마대학 교수는 '청주 부모산성의 기와가 말하는 것'을, 김영관 충북대 교수는 '청주 부모산성 출토 성돌 명문에 대한 고찰'을, 박상일 청주대 교수는 '청주 부모산성의 보존 정비 및 활용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부모산성의 중요성과 가치를 규명해 이를 토대로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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