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은 '강 건너 불 구경'인가
산업안전은 '강 건너 불 구경'인가
  • 중부매일
  • 승인 2019.05.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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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7일 오후 1시 17분께부터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 민주노총 제공
17일 오후 1시 17분께부터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 민주노총 제공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사고의 진상이 일부나마 속속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특정 사업장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계 저변의 안전불감증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안전대책 등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일 맹정호 서산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우리 주변 산업안전의 민낯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대산단지는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고, 오창산단 등에서도 화학관련 사고가 수차례 일어나는 등 충청권 산업안전이 위협받고 있어 더 큰 경각심이 요구된다.

이번 사고는 유출된 유증기가 급속하게 퍼지면서 320명이 넘는 인근 주민과 근로자가 병원치료를 받는 등 큰 피해로 이어졌다. 또한 17일 사고에 이어 다음날에도 유출이 되풀이됐으며 앞서 지난달에도 유증기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한순간의 실수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사고발생 진단 및 예방책 마련은 회사측과 관계기관들의 몫이겠지만 이런 사고가 일어나도 해당 지자체는 뒷전으로 밀려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주민 수백명이 피해를 입고, 자칫 대규모 폭발사고가 터질 뻔했지만 지역을 맡고 있는 지자체는 '강 건너 불 구경'인 셈이다.

당장 관련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화학사고와 같이 빠르고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긴급재난문자라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주민들에게 신속히 알릴 방법이 없다. 서산시에 대한 한화토탈측의 늦장 신고도 사과 요구 외에는 속수무책이다. 소방당국에 신고도 현장대처 때문에 늦었다지만 지자체는 관계당국의 조사와 조치만 지켜볼 뿐이다. 주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서 제목소리를 낼 수 없다보니 시민참여 합동조사반 구성·운영,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주문에 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눈에 드러난 사고후 처리도 이런 수준인데, 일반인의 접근조차 어려운 사고 원인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합성수지 원료로 인화성이 큰 유해물질이 백수십톤 담긴 탱크가 폭발직전까지 갔지만 대응조치는 수준이하였다.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지만 확인된 피해만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릴 판이다. 회사측에서 전문기관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진단,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조사결과와 대책이 나와야 한다. 또한 각 기업과 사업장들이 화학물질 등 위험·유해물질을 제대로 관리하는 지 살펴봐야 한다.

이번 사고의 경위도 좀 더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당초 알려진 사고 발생시간과 한화토탈측 발표는 1시간이 넘는 적지않은 차이가 난다. 초기대응과 대응체계에도 빈틈이 없었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작지만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의 예고편이랄 수 있다. 한화토탈도 유사한 사고가 거듭됐다는 점에서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 미봉책으로 덮는다면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도 못막을 수 있다. 해당 사업장의 안전이 누구보다 절실한 인근 피해주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주민을 대신할 지자체 감시의 눈이 꼭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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