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고비 극복 "성실한 연주자 되고 싶어"
202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출전 목표

신재령 피아니스트<br>
신재령 피아니스트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2019년 제1회 한·중 국제콩쿠르 은상, 2017년 한국음악협회 콩쿠르 최우수상, 청주예총 주최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피아노부문 최우수상, 2016년 TJB음악콩쿠르 금상, 민 클래시컬 뮤직컴패티션 대상, 2015년 한국음악교류협회 콩쿠르 대상.

이런 화려한 이력은 23세 시각장애인 신재령 피아니스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 3학년까지의 수상을 나열한 것이다. 청주맹학교 출신인 신 피아니스트는 현재 대전 배재대학교 피아노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피아노 전공 대학원생들도 쉽게 열지 못한다는 독주회를 신 피아니스트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청주 동부창고 34동 다목적홀에서 개최한다.

신재령 피아니스트와 모친 이정화씨 /이지효 기자

5살때 피아노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친해졌고 14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해 전공을 하고 있지만 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금까지 2번의 고비가 있었어요. 사춘기인 중학교 시절 첫번째 고비가 왔는데 베토벤과 바흐를 보며 힘을 얻었어요. 베토벤은 귀가 안들렸고 바흐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됐지만 훌륭한 곡을 많이 남겼잖아요. 동병상련이랄까? 그래도 저는 소리는 들을 수 있잖아요. 두 음악가를 통해 용기를 많이 얻었죠."

두번째 고비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진학하면서 '과연 피아니스트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자괴감이 들면서였다. 장애인인데다 지방대생이었기 때문이다.

대학교 1학년때 '전공을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버팀목이 돼주는 엄마와 많이 대화하고 올해 출전한 한·중 국제콩쿠르에 나가 은상을 수상하면서 고비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다.

"어떤 바이올리니스트가 쓴 책에서 읽은 글인데 '중요한건 악기의 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주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름다운 인품을 가진 사람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할 수 있다'에요. 또 바흐가 말했어요. '누구든 노력만 하면 나만큼 할 수 있다'고요. 1천500여곡을 작곡한 바흐가 그런 말을 하는걸 보고 저도 더 성실히 노력해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곡을 연주하기로 다짐한답니다."

신재령 피아니스트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에 대한 표현을 잘하는 신 피아니스트. 16세부터 경제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그녀는 학교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에서 후원하는 장학금으로 레슨비 등을 감당하며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작년 1월에 독립해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피아노를 마음껏 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독립도 제 꿈중에 하나였거든요. 독주회도 그렇고. 하나씩 꿈을 이뤄나가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

이번 독주회를 시작으로 다른 많은 곳에서 독주회를 해보고 싶다는 신 피아니스트.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상도 받고 싶고요, 5년마다 열리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목표에요. 2015년 우리나라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조성진씨가 우승했잖아요. 그러니까 제 목표는 2025년 도전하는 거에요."

배상인, 전다미 피아니스트에게 사사한 꿈 많은 신 피아니스트의 꿈이 하나하나 이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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