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자 징계' 인식개선이 먼저다
'친권자 징계' 인식개선이 먼저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05.26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

부모 등 친권자의 자식에 대한 체벌을 법으로 금지시키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958년 만들어진 민법의 친권자 징계권을 개정하겠다는 것인데 어떤 이유로든 아이들에게 체벌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넣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현행 법규에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체벌은 안된다'라는 내용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처벌 규정을 덧붙이지 않고 선언적인 의미로 체벌 금지를 담아 사회적 인식을 바꿔보겠다는 것이 개정 추진의 취지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렇게 법이 개정된다고 해도 아이들의 훈육을 위한 '사랑의 매'가 당장 규제대상이 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에게 매를 들어서는 안된다는 심리적 규제 효과는 어느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부모 등이 자녀를 지도하고 훈육하기 위해 행하는 '사랑의 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도 크고, 체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당장 '사랑의 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랑의 매'가 좋고 나쁘고를 넘어 자녀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데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국민인식조사에서 77%가 체벌 필요성에 손을 들어줬다는 점은 이러한 논란의 바탕이 되고 있다. 아직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적절한 체벌이 유용하다고 보는 것이다. 체벌의 범위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가 현실적인 기준이다. 체벌이 아닌 합리적인 훈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까닭이다.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체벌 논란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고민은 좀더 길어질 수 있다. 

또한 현행법으로도 학대를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체벌은 규제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법 개정 추진에 대한 반론의 근거이기도 한데 아이들에 대한 체벌은 불법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한적으로 규제대상만을 따질 일은 아니다. 또한 아이를 엄하게 키워야 한다며 체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양육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럴 경우 아이들의 공격성향이 높아지고 부정적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규정할 필요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실제로 아동학대의 대부분이 부모에게서 이뤄지고, 아동학대로 처벌받은 부모들의 상당수가 '훈육'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징계권을 명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훈육을 내세운다면 과도한 체벌도 징계권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대는 물론이고 체벌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합리적 훈육과 체벌의 범위 등 논란이 불가피한 내용들을 다뤄야겠지만 이에대한 사회적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아이들 양육방법에 대한 인식, 체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