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께서 보관, 돌려줘야 마땅" 사토 마사오씨 기중
독립기념관 2장 확보, 판본과 동일 소장본 '주목'

사토 마사오씨가 기증하게 될 평양에서 배포된 독립선언서. 독립기념관
사토 마사오씨가 기증하게 될 평양에서 배포된 독립선언서. 독립기념관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1919년 전개된 3·1운동 당시 평양에 배포된 독립선언서 원본이 독립기념관 품으로 돌아온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평양 배포 독립선언서를 소장한 일본 나가사키 거주 사토 마사오씨에게 자료 기증을 받고 아울러 기념 강연회를 개최한다.

기념강연회는 오는 28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 열리는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제354회 월례연구발표회를 통해 진행된다.

3·1운동 당시 신문조서에 의하면 보성사에서 인쇄된 선언서는 총 2만1천매였다. 이중 현존하는 것으로 확인된 진본은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선언서를 포함해 총 8매이다. 개인소장이 4매(이희선, 박종화, 최봉렬, 미국거주 최학주 각1매), 기관 소장이 4매(독립기념관, 민족문제연구소, 숭실대 기독교박물관,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관)다.

이중 독립기념관과 민족문제연구소 소장본 외에 6매는 모두 3·1운동 당시 서울에서 수득한 선언서로 알려져 있으며 판본도 같다.

이와 달리 독립기념관 소장본은 평안북도 선천에서 3·1운동을 주도한 김선량씨의 후손이 1984년에 기증한 것이며, 민족문제연구소 소장본은 최근에 함흥지방법원 일본인 검사의 조사철 '대정8년 보안법 사건' 속에서 발견된 것으로 판본은 각각 다르다.

따라서 현존하는 보성사판 선언서의 판본의 유형은 총 세 가지며, 이번에 독립기념관에 기증되는 사토 마사오씨 소장본은 독립기념관 판본과 동일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 선언서는 사토 마사오씨의 조부 사토 요시헤이씨가 1919년 3월 1일 아침에 수득해 보관하다가 1929년 일본으로 귀국할 때에 가지고 간 것이다. 이 선언서의 존재는 1954년에 조부가 작고한 다음에 그의 유품 속에서 발견됐다. 기증자의 부친인 사토 도시오씨가 이를 보관하다가 역사교사인 기증자에게 인계돼 오늘에 이른 것이다.

사토 마사오씨는 2011년에 일본에서 '3·1독립운동에서의 독립선언서 전개와 그 의의-평양의 한 사례를 통하여'라는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평소 조부가 남긴 독립선언서에 큰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오씨는 기독교의 가르침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는 생각으로 이번에 독립기념관에 원본 선언서를 기증하게 됐다.

사토 도시오씨가 저술한 '타국의 고향- 조선으로 건너간 일본인의 아이들' 표지. 독립기념관
사토 도시오씨가 저술한 '타국의 고향- 조선으로 건너간 일본인의 아이들' 표지. 독립기념관

마사오씨의 부친 사토 도시오씨는 1913년 평양에서 출생하고 성장해 평양을 고향으로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일본의 한국강점에 대해 늘 일본인으로서 죄책감을 갖고 있었고 1984년 회고록 '타국의 고향 - 조선으로 건너간 일본의 아이들'을 출간했다.

이 책의 후기에는 "타향을 고향이라고 부를 자격이 없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는 소회를 남기고 있다.

이번에 사토 마사오씨는 강연에서 부친과 조부가 일제강점기에 평범한 일본인으로서 평양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독립선언서를 수득하게 된 경위, 그의 회고록 이야기와 독립기념관에 자료를 기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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