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경제부 기자

재난현장 일선에서 활약하는 소방대원 중 '시민의 죽음을 방관하는 소방관이 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모습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 받고 존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은 단호한 어조로 "시민이 무고하게 죽어가는 데도 그걸 방관하는 소방관이 있다. 충북은"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 중부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지난해 1월 제천화재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일 전 본부장의 후임으로 긴급 투입돼, 1년 6개월 간 충북소방을 이끌어온 본부장이 자신을 변호하기위해 비난의 화살을 내부로 돌린 것이다. 권 본부장은 '향응을 제공받아 1개월 정직을 받았다'는 투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그의 징계사실조차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투서로 공개된 것이다. 투서에 적힌 갑질과 폭언 등의 내용은 갑론을박이 있지만 인사혁신처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내용은 사실이었다.

신동빈 사회·경제부 기자<br>
신동빈 사회·경제부 기자

논란이 커지자 권 본부장은 "음해성 주장일 뿐이고 경찰 수사를 의뢰하겠다. 소청절차도 진행 중이니 명예를 지키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또 "아주 사소한 사안인데 고위공직자라 중징계를 받았다"며 억울해 했다. 이후 그는 "술에 취해있는 충북소방, 일하는 사람 욕먹는 충북소방" 등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위해 본부장으로서 그간 느낀 충북소방의 문제점을 고백했다. 그러나 자신으로부터 불거진 논란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소방 사기저하는 언론의 말일 뿐 실제 직원들은 잘 알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충북소방의 명예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일까.

권 본부장의 이러한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충북소방은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최고책임자 역시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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