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얼마전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지역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 우리지역에 모여서 집단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을 알게 됐다. 앞선 몇몇 해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했던 우리나라의 현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된 경우다. 무슨 사연으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는 지 모르겠지만 이 같은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주변 가까이에서 전해들은 이전에 발생했던 자살의 원인을 보면, 사회부적응·업무과중과 우울증·가정불화의 사례가 적지 않다. 생각해보건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은 개인적으로 마음의 상처가 크고, 매몰되어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더러 주변에 도움을 줄, 도움을 청할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 실제로 죽음을 대면하고 받아들이고, 삶을 이어가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속한 오거서 독서회 모임에서 읽게 된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만나면 삶의 의미를 둔다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저자 폴 칼라니티는 서른여섯 살의 촉망받는 신경외과 의사로 레지던트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암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되고 결국 숨을 거두게 되는 과정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의사로서 소명으로 꿈꿔왔으며 곧 실현되려던 미래, 그리고 오랜 세월 부단히 노력하며 도달하려 했던 삶의 정점에 이르러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 절박하고 참담한 상황에서 폴 칼라니티는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의사의 관점에서 또는 환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암 발병이후 낳게 된 딸에 대한 애정, 아내에 대한 사랑을 글로, 책으로 담아냈다. 여기에다 의학과 문학, 신학에 대한 그만의 견해도 간간히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의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계속 삶을 나아간다. 치열하고 존엄하게 계속 나아간다. 결국 숨은 사그라들지만 이 책을 통해 일과 가정의 조화 속에 나,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 가치들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현재의 노력을 해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더불어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을 찾아갈 자신을 발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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