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융합학부 교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게 있다. '혼돈이론'에서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나비효과는 특정 부분의 작은 일이 예상하지 못한 분야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공장 하나가 들어서 200명의 직원을 채용하면 5만명에게 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4인 가족 기준 800명, 인근 10인 근로자 기준 협력업체가 10개 정도 된다면 가족까지 400명이 추가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게 된다. 1천200명(800명+400명)이 지역 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를 하게 되므로 간접적 파급효과는 4만8천명(1천200명×4개분야×간접파급 10명)이다.

그러나 이런 셈법은 고리타분한 옛말이 되어 버렸다. 노동자의 인권이 향상되고 삶의 질을 추구하면서 노동자의 요구는 올라가고 기업은 생산성 향상 압박을 받게 된다. 생산성 향상은 3단계에 걸쳐 발생하였다. 1단계는 '노동 생산성' 향상 단계이다. 교육이나 동기부여 등을 통하여 일하는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2단계는 '자동화' 단계이다. 반복적인 업무에서 사람을 배제 시키고 기계가 대신한다. 정보처리시스템이나 자원관리시스템(ERP) 등을 도입하고 제조업은 로봇이나 자동제어 시스템을 설치한다. 3단계는 '지능화' 단계이다. 자동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환류(피드백)하여 고수준 영역까지 ICT 기술로 극복하는 단계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지능화'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성 향상 3단계에서는 단연코 고전적 고용창출 효과가 없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온다고 수백 명이 채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에 기반한 지능시스템이 도입되고,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관제 인원과 시스템 유지보수를 위한 엔지니어들이 채용된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대형 물류창고를 지역에 유치한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로봇 기반 자동화 장치와 이를 통제·분석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고속도로 요금징수, 터미널 매표원, 중소업종 매장 노동자들은 이미 정보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고, 그 속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융합학부 교수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융합학부 교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ICT 관련 업종은 전문성과 높은 급여 수준을 보장하는 양실의 일자리 중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지능화' 시대에는 그 역할과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산업 일자리 구조의 중심축을 담당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폭풍 속에서 생존하고 경제구조를 지탱할 인재 양성이다. 지능화 시대에는 인문사회, 공학, 순수과학,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과 '지능화' 시대를 수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융합인재에 대한 사회적 공감은 형성되었으나 그 실천방법론에서는 원론적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수용하고, 다가올 5차·6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학문적 칸막이를 허물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은 교육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지능화가 핵심요소로 작용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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