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는 잠두봉공원이 있는 서원구 수곡동에 사는 평범한 시민이다. 공무원·시의원·전문가·시민단체(도시공원 지키기 시민 대책 위원회) 등 위원 24명으로 구성된 거버넌스에 시민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거버넌스가 끝난 이후 거버넌스에 참여한 공원 지키기 대책 위원회 소속 사람들이 거버넌스 결과가 무효라는 등 계속 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 나는 거버넌스가 시민 대책위 소속 사람들과 일부 시의원 위주로 운영됐다고 느꼈다. 거버넌스는 여러 목소리를 듣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민주적인 기구로 알고 있는데 목소리가 큰 일부 사람들과 그들 편에 서서 대변하는 시의원이 주인공, 나머지는 단역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다. 더욱 안타깝고 실망스러웠던 것은 시의원 3명 중 2명은 회의에 거의 참석조차 하지 않아 나머지 시의원 1명의 의견이 시의회 전체의 의견처럼 돼버렸다는 것이다.

그들은 거버넌스가 한창 진행 중이던 2월에는 청주시가 산남동·성화동 통장들을 대상으로 공원 일몰제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청주시가 거버넌스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며 시장 연두순방 시 피켓을 들고 시위하며 거버넌스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그들은 다른 거버넌스 위원들의 의견들은 안중에도 없이 일정에도 없는 긴급회의를 개최해 부시장의 사과를 듣고 거버넌스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그들은 그 기간 동안 산남동 아파트 일대에서 구룡산 민간개발 반대 서명운동을 하며 주민들을 호도하며 반대 활동을 했는데 누가 누구를 비판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은 거버넌스에서 공원 일몰제 실무를 책임지는 담당 과장의 발언까지도 막아 담당 과장은 회의에만 참석했지 말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이 정말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직접 당사자인 토지 소유자의 입장을 무시하고 거버넌스가 몇몇 목소리 큰 사람들 위주로 운영되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들을 하면서 많은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주요 논점이 됐던 8개 공원에 대한 거버넌스 합의안 마련 과정에서도 그들의 횡포는 계속됐다. 먼저 단일안으로 합의된 잠두봉 공원 등 6개 공원은 그들이 말했던 대부분의 의견이 들어갔는데도 마치 선심 쓰듯 생색내며 어쩔 수 없이 합의해 준 것처럼 느껴졌다. 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러 복수안이 나온 구룡공원과 매봉공원은 분명 한범덕 시장에게 맡기기로 했음에도 자신들이 원하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나머지 거버넌스 위원들은 들러리였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너무 모욕적이다. 더 나아가 8개 공원 중 갈등으로 시끄러운 곳은 복수안이 제시된 구룡공원과 매봉공원뿐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들은 청주시 전체 공원을 보지 않고 2개의 특정 공원만 바라봤다는 말 밖에 안 된다. 특히 최근 구룡공원 쪽의 모습을 보면 그들에겐 청주에는 구룡공원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나머지 청주시 공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또 최근 산남동에 사는 지인들을 만나보면 구룡공원 모두 훼손해 50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버넌스에서도 구룡공원을 민간개발을 하더라도 현재 훼손된 지역 중심으로 아파트가 배치되고 층수도 20층 정도가 될 것이며, 나머지는 원형 그대로 보전한다고 수차례 언급됐고 거버넌스 위원들이 아는 사실인데 누가 그러한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는지 참으로 당황스럽다. 일부 사람들에 의해 억지와 왜곡이 사실로 포장돼 퍼져 나가는 모습을 보면 청주 토박이로서 부끄럽기까지 하다.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 신광식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 신광식

공원 일몰제 시행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갈등을 멈추고 공원을 지키고자 하는 85만 청주시민 모두의 마음을 품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공원 일몰제에 슬기롭게 대응하길 바란다. '목소리 큰 소수의 주장은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반대 의견일 수도 있다'라는 말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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