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발상의 전환이란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대상을 새롭게 인식하고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고하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보편적 내용일 경우가 많다. 알기 쉽고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들을 상식이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왜 발상의 전환을 해야하는 것일까?

우리가 어떤 대상에 부여된 보편적인 통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때 자신만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을 갖게 된다. 어떤 장군이 먼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위가 높은 장군의 행렬은 많은 부관들과 군졸들을 거느려 화려한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장군의 행렬이 지나가기로 되어 있는 어느 지역에 전날 내린 큰비로 산사태가 일어나 도로는 큰바위들이 무너져 내렸다. 즉시 지역행정관은 많은 인부를 동원하여 바위 제거 작업에 착수했다. 이곳 때문에 행렬이 지체된다면 장군은 불처럼 노할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지역행정관은 아찔하기만 했다.

무너진 바위는 장정 여럿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컸기 때문에 통나무를 늘어놓고 줄로 당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빗물에 젖은 도로는 미끄러워 넘어지기 일쑤였고 가랑비까지 내려 일이 쉽지 않았다.

작업이 진척이 없자 인부들은 나쁜 날씨와 엄청난 바위에 눌려 하나둘씩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다음날 장군의 행렬이 시작된다는 소식은 현장을 지휘하는 행정관에게는 사형선고처럼 느껴졌다.

지역 행정관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듣자 그 자역에서 지혜롭기로 소문난 노인이 문제해결을 위해 한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바위를 끌어내는 게 아니라 바위 주변의 흙을 파내서 그 속으로 돌을 메워 넣어 버리는 쪽이 더 빠를 것 같은 데 어떤가?"

노인의 말대로 행정관은 인부들에게 명령했고 다음날 아침이 되자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다음날 예정대로 장군의 행렬은 이어졌고 아무런 사고 없이 끝날 수 있었다.

돌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파서 아예 묻어버리는 일 시각을 반대로 바꿔봄으로써 이렇듯 멋진 방법이 탄생된 것이다.

그렇다. 누가 보아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아무 것도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하루사이에 커다란 바위를 끌어내리는 일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바위를 제거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끌어내는 방법은 실패했지만 땅을 파서 묻어버리는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같은 문제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이처럼 발상의 전환을 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정하게 정해진 통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할 때 좀더 깊이 있고 다양하게 사고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해 창의적으로 깊이 있게 사고할 때 그것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하는 데로 나아간다. 이렇게 될 때 자신만의 창의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이것은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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